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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2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8-12 조회수 : 297

[연중 제19주간 월요일] 

 

복음: 마태 17,22-27 

 

성전 세를 받으셔야 할 주님께서 성전 세를 바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 세와 관련해서 베드로 사도에게 아주 특별하고 기이한 명령을 내리십니다. 

 

“호수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스타테르 한 닢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을 가져다가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 

 

오늘 보여주시는 기적은 대체 원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독특한 이적 사화는 아마도 후대에 가필(加筆)된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이 제정해놓은 편협하고 제한된 제도나 관습으로부터 철저하게 자유로운 분이심을 강조하는 기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다 지도층 인사들은 목숨을 걸고 성전 세를 징수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 성전 세가 어떤 사람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지를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들의 구린 관례나 시궁창 냄새 나는 악습을 완전 개무시하는 한 표현이 지니고 있는 돈주머니에서 성전 제를 내지 말고 물고기 속의 돈으로 성전 세를 바치라는 말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예수님께서는 세금 징수에 목숨거는 유다인들에게 큰 엿을 하나 먹이신 것입니다. 

 

카파르나움 세금 징수원은 예수님께 성전세를 요구했는데, 사실 이것처럼 천부당만부당한 일이

다시 또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십니까?

그분은 이스라엘의 주님이신 하느님 아버지의 외아드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리도 애지중지하는 성전의 주인이십니다. 

 

그렇다면 백성들이 바치는 성전세를 수령하실 분은 사제나 랍비들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성전의 주인이신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런데 성전세 징수원은 기가 막히게도 성전의 주인이신 예수님께 성전세를 바치라고 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 예수님의 마음이 어떠했겠는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서글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셨던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명하신 것이 갈릴래아 호수에 가서 낚시를 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성전세를 바치셔야 할 분이 아니라 성전세를 받으셔야 할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굳이 까칠한 유다인들의 비유를 건드릴 필요가 없으니 베드로 사도에게 꽤 웃기는 방법으로 돈을 마련해 성전세를 바치라고 당부하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서 다시 한번 예수님의 지극한 겸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왕 중에도 한참 아래쪽의 왕인 세상의 왕에게 겸손하게 세금을 바칩니다.

큰 나라 전체를 다스리는 황제가 한 고을을 다스리는 영주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부여해주신 권한을 단 한 번도 남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겸손하게 하느님 아버지께서 허락하신 바로 그것만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따라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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