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8주간 월요일]
마태오 14,13-21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기적의 원동력, 내 작은 나눔
언젠가 도래할 하느님 나라 가장 우세한 특징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아무래도 풍성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족하거나 모자라고, 궁색하고, 쪼들리고, 그래서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오랜 세월 고대해왔던 젖과 꿀이 철철 흘러넘치는 곳, 그래서 더 이상 가난도 눈물도, 아쉬움, 불평불만도 없는 그런 곳이 아닐까요?
복음서 여러 곳에서 하느님 나라의 ‘맛’을 살짝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탕자가 귀환하는 장면을 생각해보십시오.
돌아온 탕자를 맞이하는 아버지의 태도를 기억해보십시오.
그 마음이 너무나 넉넉합니다.
그야말로 대자대비하십니다.
하인들은 돌아온 둘째 아들을 위해 암소도 한 마리 잡습니다.
풍성한 잔치가 벌어집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주린 배를 가득 채웁니다.
예수님께서 첫 기적을 행하셨던 카나의 혼인잔치를 생각해보십시오.
잔치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이것은 바로 잔치가 망했다, 파장이 되었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우리 인간들의 어쩔 수 없는 궁핍함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일어서시니 즉시 상황은 반전됩니다.
여섯 개의 큰 돌 항아리에 가득 채워졌던 물이 순식간에 격조 높은 포도주로 변화됩니다.
그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약 600리터의 포도주입니다.
언젠가 맞이하게 될 하느님 나라의 풍성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오늘 복음 역시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잘 예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느라 군중들은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를 못했습니다.
하루만 굶어보십시오.
눈이 핑핑 돌면서 오로지 머릿속은 먹을 것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사흘을 굶어보십시오.
아무리 고상한 사람, 박학다식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짐승으로 돌변할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아무리 좋은 말씀이 선포된다 할지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라다니던 백성들의 구체적인 현실, 쓰라린 뱃속을 외면한 채 말씀만 선포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백성들의 필요성, 그들의 눈물, 그들의 슬픔, 그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예민한 감수성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백성들과 함께 하려는 동질감, 합일감, 일체감을 지니고 계셨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귀여겨들어야 할 메시지의 강조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예수님 기적의 첫 출발점은 바로 우리 인간들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풍성함은 바로 우리 인간 측의 미약하고 작은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군중 가운데 있던 한 사람의 작은 나눔(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어떻게 보면 너무나 보잘 것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작은 나눔을 통해 당신 사랑의 기적을 시작하십니다.
다시 말해서 작은 나눔이 빵의 기적의 원동력이자 구심점, 출발점이자 핵심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 사랑의 큰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내가 내어놓을 수 있는 작은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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