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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8-02 조회수 : 221

연중 제17주간 금요일

 

 

신부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집에 가면 어머니께서 “신부님! 성사 좀 주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아들인데, 아들에게 고해성사 본다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정작 제가 더 어색해하며 성사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고해성사 후, “아들에게 성사하는 것 힘들지 않아요?”라고 물으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한테 고백하는데 무슨 상관이 있니?”

 

아들이 자기 죄를 알면 부끄럽지 않을까가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떳떳한 모습을 원하셨던 것입니다. 종종 신자들이 제게 묻습니다.

 

“신부님! 고해소에서 목소리 들으면 누군지 알죠?”

 

이분은 하느님께 고백하는 것이 아닌, 인간인 저에게 고백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동창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봅니다. 처음에 고해성사 볼 때에는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가장 저를 잘 아는 동창 신부에게 성사 보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야 제게 맞는 훈화를 해 주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한 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솔직히 고해 들은 것이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종종 “지난번에 성사 봤던 사람인데요. 기억나시죠?”라고 말씀하시지만, 아쉽게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기억력 나쁜 머리를 주셔서 하느님께 너무 감사합니다. 그 모든 죄를 다 기억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아마 이 세상을 제대로 살기가 힘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고향에 가시어 회당에서 사람들에게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지요.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

 

그러면서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이런 마음이니 예수님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들에게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고향 나자렛에서는 기적을 많이 일으키지 않으신 것입니다. 믿지 않는 곳에서 주님의 놀라운 손길이 드러날 리가 없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놀라운 기적들은 상대방의 믿음을 보고 이루어졌음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존경과 사랑으로 사제를 대하지만, 종종 특정 사제를 향해 “저 사람은 사제도 아니야.”라면서 적의를 표현하고 또 폭력까지도 행사하는 분이 있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뽑아 사제로 세워주셨음을 믿지 않는 것이지요. 그 믿음 없음이 과연 자신을 행복하게 할까요? 믿음 없는 곳을 하느님께서는 바라보지 않으십니다.

 

 

오늘의 명언: 명확히 설정된 목표가 없으면, 우리는 사소한 일상을 충실히 살다 결국 그 일상의 노예가 되고 만다(로버트 하인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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