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5주간 수요일]
복음: 마태 11,25-27: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25절) 당신에 관한 신비를 지혜롭다는 이스라엘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인 다른 민족들에게는 드러내신 아버지의 뜻에 대한 찬미이다. 우리도 세례를 받아 신앙인이 되었지만, 그분의 말씀을 따르지 않으면 우리도 외면을 당할 것이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란 말은 창조계 전체의 주님으로 하늘은 하늘에 있는 모든 것, 땅은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이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신다. 예수께서는 이 일들을 다 하시고도 아버지께서 그 일을 하신 것으로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신다. 그럼으로써 아버지와 아들의 뜻이 하나임을 보여주시며, 우리에게 좋은 것을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드리신다.
주님의 말씀에서 철부지들은 나이가 어려 철부지가 아니라, 죄와 사악함에서 거리가 먼 철부지라는 것이다.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신 이유가 왜 하느님의 선하신 뜻인지는 설명하지 않으신다. 다만 감사를 드리신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하느님의 뜻을 따져 물어서는 안 된다. 단지 그분의 뜻을 따리 실행하고 그분께 충성을 다하는 일만이 우리의 할 일이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27절)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통해 아버지께 다가간 사람들과 전에는 반항했으나 이제는 하느님을 알게 된 모든 사람을 맡기셨다는 뜻이다.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27절)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아는 점에 있어서 같은 본질이다.
같은 본질이 아니면 아들은 아버지를 알 수 없다. 그러기에 아들을 아는 사람은 아들 안에서 아버지를 아는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알고 아들이 아버지를 아는 신비를 통하여 아버지에게 있는 모든 것이 아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도 주님을 알기 때문에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다. 예수께서는 아버지를 잘 아시며, 아버지를 잘 아는 유일한 분인 만큼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아버지의 모상이신 아들을 보는 사람은 아버지를 보는 것이다. 아버지만이 당신 본질의 열매인 당신의 아들을 아신다. 오직 아들만이 자신을 낳으신 아버지를 알아본다. 그리고 거룩하신 성령만이 하느님의 깊은 비밀, 곧 아버지와 아들의 생각을 아신다. 하느님을 아는 우리는 그분의 뜻을 알고 실천하여 참으로 그분을 사랑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이 삶으로 하느님 안에 사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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