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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7-03 조회수 : 367

자기 삶이 너무 고단하고 힘들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모두 힘들다는 것입니다. 특히 직장 생활은 자기와 전혀 맞지 않았지만, 그만두면 무엇을 해야 할 지 막막해서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집에 가도 편하지 않았습니다. 치매를 앓는 아버지, 사고만 치는 아들, 계속 잔소리만 늘어놓는 아내로 인해 집에 아예 들어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친구들도 자기 어려울 때만 도와달라고 찾아오지, 평상시에는 자기를 무시하고 모욕적인 말도 서슴지 않고 말하니 친구와의 만남도 불편함 그 자체였습니다.

 

어느 현자를 찾아가 어려움을 하소연했습니다. 이 현자는 양팔을 쭉 펴라고 하더니만 손바닥 위에 여러 권의 책을 올려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충분히 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워서 도저히 들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 현자가 말합니다.

 

“손 위의 책들이 바로 당신을 지금 힘들게 하는 고민입니다. 지금 편해지려면 책이 줄어들어야 가능하겠지요? 그렇다면 형제님이 가지고 계신 힘들게 하는 고민의 책 중에서 무엇을 빼시겠습니까? 직장, 아버지, 아내, 자녀, 친구…. 빼지 않으면 당신은 하나도 지키지 못하고 땅에 모두 떨어뜨리고 말 것입니다.”

 

현자의 말이 정답입니다. 모든 고민을 다 들고 갈 수 없습니다. 자기 혼자 고민을 다 들고 있겠다는 것은 욕심이고 겸손하지도 또 지혜롭지도 않은 모습입니다.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것과 또 함께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하며, 때로는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이런 용기를 갖춘 사람만이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성 토마스 사도 축일입니다. 복음에 나오는 토마스 사도의 일화는 예수님 부활에 대한 공동체의 증언을 믿지 않고 특별한 체험을 요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토마스 사도의 의심은 지금을 사는 우리 모습에서 너무나도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만 바라보면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하느님의 일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게 됩니다. 자기 삶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손길이 지워지면서 어렵고 힘든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토마스 사도는 다른 제자들처럼 예수님의 죽음 이후 다락방에 숨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셔서 처음으로 제자들 앞에 나타나셨을 때, 그 자리에 혼자만 없었던 것입니다. 아마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혼자 행동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함께하지 못했기에 예수님의 부활을 보지 못했고 또 믿음도 잃었던 것입니다.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기가 내려놓아야 할 것, 또 함께해야 할 것, 그리고 주님께 의지해야 할 것을 따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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