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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6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6-26 조회수 : 380

비정상의 정상화를 배격합시다! 
 
 
우연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 장면 관련 뉴스를 보았습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두 정상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셀 수도 없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나와 환호성을 올리고 손을 흔들고...정말이지, 끔찍했습니다. 
 
이 지구상에 아직도 저렇게 한 사람을 우상화시키고, 강제동원령을 내리고, 꼭두각시 쇼에 동참하지 않으면 엄청난 불이익이 뒤따르고, 운집한 군중은 영혼 없는 얼굴로 환호를 하고,
그런 모습에 독재자는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오늘 하루 온종일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어떻게 우리 민족에게 이토록 가혹하신지? 하는 탄식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 남북한 동포들 사이에 만연해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남북 분단의 고착화를 너무나도 당연히 여기는 태도입니다.
평화 통일은 이제 완전히 물 건너간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입니다. 
 
불과 이삼십년 전만 해도 학교에서는 학생들에 대한 체벌이나 구타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지금은 큰일 날 일이지만, 당시 선생님이 때리면 당연히 맞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찍소리 못하고 때리는 데로 맞았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지금은 그 누구도 용납 못하지만 군부 독재자 시절, 천상천하유아독존인 그의 한 마디면 모든 것이 가능했습니다.
체포영장도 없이 어딘 지로 모르는 장소로 끌려갔고, 변호사도 없이 별의별 형태의 고문을 당하고...
그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 시대를 살아온 것입니다. 
 
남북 분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모두 너무 오랜 세월 분단되어 살아오다 보니, 이게 비정상인데, 정상처럼 착시 현상을 느끼는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갈라서 있는 것이 편하니, 괜히 통일이나 왕래다 하다 보면 세상 복잡해지고,
그냥 이대로 쭉 갈라서서 가는 것이 더 낫다는 비정상적인 생각이 정상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남북한 동포들이 어떠한 희생과 노고를 다 치르더라도 반드시 일궈내야 할 과제요 숙명이 곧 통일입니다.
우리는 불가능하다고 아예 포기하지만,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습니다.
그분께서 하시는 일은 인간의 예측을 훨씬 능가합니다. 
 
함께 지속적으로 기도하고 노력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남북 사이의 관계가 화사한 봄날처럼 풀릴 때가 올 것입니다.
그때 굳게 가로막혀 있는 철조망도 순식간에 사라질 것입니다.
그날 우리는 서로서로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그날이 오기까지 우리는 각자 삶의 자리에서 지금까지 해오던 노력을 계속해나가야겠습니다.
매일 밤 9시 알람이 울리면 온 정신과 마음을 모아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을 위한 주모경 바치기를
계속해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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