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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6-25 조회수 : 389

마태오 18,19ㄴ-22
 
분단의 벽을 넘어서는 일은 온몸이 으깨어질 고통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담대한 용기로 실천해야 가능합니다!
 
 
또 다시 민족 분단이라는 우리의 가슴 아픈 현실을 돌아보고 기도하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이 돌아왔습니다.
통일로 가는 길목에는 넘어야 할 산봉우리가 한두 개가 아니지만,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으시니, 오늘 모두가 합심해서 더 간절히 기도해봐야겠습니다.
 
같은 피를 물려받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 동포인 남과 북이 갈라서서, 점점 더 멀어지기 시작한지 벌써 까마득한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리적으로는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살아가지만, 심리적으로는 지구상 가장 멀리 떨어져 버렸습니다.
이제는 서로가 너무 낯선 존재, 이질감이 커져버린 존재가 되었습니다.
 
오늘 같은 날, 남북한 동포들이 다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고민거리이자 역사적 과제가 한 가지 있으니, 분단고착화를 기정사실화하려는 분위기의 배척이요, 남북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무감각을 경계하는 일입니다.
 
남북 분단 이후 너무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나니, 이제 사람들 머릿속에 통일은 불가능한 것인가 보다, 그냥 이렇게 살아야 되는가 보다 하는 의식이 점차 일반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이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분단의 고착화와 남북 사이의 긴장과 갈등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는 반민족 세력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통일은 자신들이 오랜 세월 쌓아온 입지와 기반을 흔드는 일이니, 결코 있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눈만 뜨면 어떻게 해서라도 남북 간의 갈등과 긴장을 조장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오늘 같은 날, 안타깝게도 분단고착화 세력에 희생되신 백범 선생님의 유언과도 같은 말씀을 마음 깊이 담고 지내야겠습니다.
 
“분단된 동포를 하나로 만드는 것은 이 시대 새로운 독립운동입니다.
통일 운동은 곧 제2의 독립운동입니다”(백범 선생)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다른 그 누구의 과제가 아니라, 남북 당사자들 사이에서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남북을 둘러싼 주변국가들 겉으로는 반기는 듯하지만, 속으로는 지속적인 분단을 원합니다.
한반도의 분단이 곧 그들의 국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정의 내밀한 가정사에 대해 옆집 이웃들이 끼어들어 이래라 저래라 한다면, 얼마나 기분 나쁜 일이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처한 형국이 똑같은 현실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히 남북문제의 주도권을 우리 손으로 가져와야 마땅합니다.
 
70여년 이상 분단고착화로 인한 남과 북의 증오와 대립, 불신으로 우리는 북한에 대하여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왜곡, 날조된 정보로 아는 것이 없습니다.
이른 바 우리는 북맹(北盲) 상태입니다.
 
북한에 대하여 증오와 불신으로 눈이 멀어 아무것도 아는 것도 보이는 것도 없습니다.
북녘 동포들을 좀 더 알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단의 벽을 넘어서는 일은 낭만적이거나 감상적인 것이 아니라, 온몸이 으깨어질 고통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담대한 용기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평화의 주님께서 우리 한민족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이제는 그만 분단의 세월을 끝내고, 조속한 평화 통일을 선물로 주시라고 열심히 기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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