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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6-20 조회수 : 403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시절로 가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초등학교 이전이 좋을까요? 아니면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던 초등학교 때가 좋을까요? 성소에 대해 갈등했던 중고등학교 때로 다시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또 사제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신학생 시절은 어떨까요?

 

이런 식으로 나의 과거를 쪼개어 보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라는 결론을 짓게 됩니다. 아니 그보다 더 나아가고 싶습니다. 예전에 비해 지금 부족한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나이가 드니 운동 능력도 떨어졌고, 돋보기를 쓰지 않으면 책을 보기 힘들 정도로 시력도 좋지 않습니다. 부모님을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하늘 나라에 가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과거의 시간으로 굳이 다시 돌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사실 나이 들어 할 수 없는 것도 많아졌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여전히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할 수 없는 것을 바라보며 ‘나는 할 수 없어.’라며 슬퍼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바라보며 ‘아직도 할 수 있어’라며 감사하며 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나 많은 것을 주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릴 이유는 참 많습니다. 감사할 것이 많아질수록 더 기쁘게 지금을 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도를 통해 주님과의 대화를 기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과의 대화가 편하십니까? 감사의 말, 인정과 지지의 말, 기쁨의 말, 긍정적인 말 등을 하는 사람과의 대화가 편하지 않습니까? 만약 계속해 무엇인가를 해달라고 부탁만 한다면, 남에 대한 험담과 갈등을 일으키는 말만 한다면, 듣기 싫은 부정적인 말만 하면 어떨까요? 이런 사람과의 만남 자체를 피하고만 싶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님과는 기도를 통해 어떤 대화를 하십니까?

 

빈말만 되풀이하면서 진정한 대화를 만들지 못하는 우리를 위해 주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십니다. 이 기도는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도를 통해 주님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사의 기도를 바치면서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참 기쁨의 시간을 할 수 있는 것들에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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