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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0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6-20 조회수 : 498

집회서 48,1-14    마태오 6,7-15 
 
'주님의 기도': 나를 하늘로 오르게 하는 엘리야의 불마차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주님의 기도를 알려주십니다.
알려주시며 이방인들처럼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계속 알릴 필요가 없다고 하십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다 아시기 때문에 우리는 기도 안에서 그분이 나에게 원하시는 것을 알아내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의 기도에 다 들어있습니다.  
 
오늘 독서도 기도에 관한 내용입니다.
하늘에서 불이 떨어지는 것은 성령을 의미하고 성령은 기도를 통해 우리에게 오십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엘리야가 성령의 불 회오리바람에 들어 올려져 불 마차를 타고 하늘로 오른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기도는 우리를 이 지상에서 하늘에 오르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땅에 붙들어 매고 심지어 지하까지 끌어내리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나의 뜻입니다.
저와 함께 지내던 루카 보좌 신부가 자신이 처음 가위에 눌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가위에 눌려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던 경험을 말하는데 자신은 그런
경험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가위에 눌릴 수 있을까를 물었습니다.  
 
친구들은 잠들기 전에 가위에 눌렸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잠자면 가위에 눌린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바로 돌아와서 그날 가위에 눌렸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잤더니 진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숨도 쉴 수가 없었고 당연히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희미한 두 사람이 옆에서 말하는 게 들렸습니다.  
 
“쟤, 지금 안 자!”
두려운 나머지 발버둥을 쳤고 간신히 깨어났는데 자신이 자기 목을 조르고 있었었습니다. 
사실 가위에 눌리고 싶다는 마음은 친구들과 하나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세상 것과 하나가 되고 싶은 자아의 욕구는 정말 땅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놓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과 하나가 되고 갚은 운명을 맞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내가 사고 나서 죽은 곳에서 자신도 뛰어내려 죽었습니다.
아내를 사랑하여 같은 운명으로 간 것입니다. 우리는 그래서는 안 됩니다. 우리 희망을 하늘에 두어야 합니다.
우리는 썩어 없어질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가 지하로 내려가지 않고 하늘로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를 이 지상에 집착하게
만드는 자기 뜻을 죽여야 합니다.
그 뜻을 죽이는 게 불입니다.
나무에 불이 붙이면 그 안의 진액이 먼저 빠져나오듯 성령이 오시면 자아의 욕구가 죽습니다. 
 
엘리야가 하늘에서 불을 내려 자아를 상징하는 소를 살라버리고 그 밑의 물을 말려버린 것과
같습니다.
기도는 그렇게 하늘에서 불이 내려오게 합니다.  
 
그런데 그 불 회오리바람 가운데 불마차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주님의 기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기도의 정수입니다.
그 안에 하느님 자녀가 가져야 하는 하느님 뜻이
다 들어있습니다.
내가 이 지상 것이 아니라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일곱 개만 원하게 될 때 우리는 천사의 도움으로 하늘에 오르게 됩니다.
엘리야가 불 회오리바람과 불 마차를 타고 하늘로 오른 방법이 이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주님의 기도의 뜻을 음미하며 바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그 뜻에 하나로 젖어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마차라고 생각하고 주님의 기도에서 벗어나면 안 됩니다. 
 
저는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하고 호흡을 50번 합니다.
이렇게 기도하면 주님의 기도 한 번 하는 데 한 시간 걸립니다.
다른 생각이 끼어들지 않게 하려고 호흡에 숫자를
세면 더 좋습니다.
숨을 끝까지 다 내쉬면 코로 저절로 공기가 배에 차게 됩니다. 
 
이렇게 세포 하나하나에 산소가 들어가듯이 내가 가벼워지고 하늘로 올라가 천국의 평화를 느끼게
됩니다.
몇 번 바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뜻이 나의 뜻을 불사르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는 덤으로 다 받게 될 것입니다.   
 
왜 불마차가 불일까? 불은 태우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태울 게 없다면 하늘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을 태우는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이 사랑에 의해 태워질 때 하늘로 오를 수 있다.
그런데 무엇으로 태울까? 바로 하늘로 끌어 올리려는 이의 ‘뜻’이다.
그 뜻이 나의 뜻을 죽일 때 하늘로 오를 수 있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당신 뜻을 죽이고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로 결심했을 때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왔음을 잊지 맙시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 그때에 천사가 하늘에서 나타나 그분의 기운을 북돋아 드렸다.”(루카 22,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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