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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6-15 조회수 : 380

신학과 1학년 때, 라틴어를 배웁니다. 솔직히 너무 어려웠고, 사어(어느 나라에서도 쓰지 않는 죽은 언어)를 왜 배워야 하는가 했습니다. 더군다나 매주 쪽지 시험을 보니 라틴어에 대한 압박은 엄청났습니다. 그런데 라틴어를 가르쳐 주시는 신부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가 라틴어를 1년 동안 배운다고 해도 유창하게 말할 수 없다.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내가 가르치는 것은 너희가 사전을 펴고 라틴어를 읽을 수 있을 정도까지이다. 공부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공부는 배우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어떤 강의에서 새로운 가르침을 전혀 얻을 수 없었어도, 배우는 법만 익힐 수 있으면 훌륭한 강의가 됩니다. 주님의 교육 방법도 그렇지 않을까요? 주님께서 하신 모든 말씀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고 또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주님께서 직접 모범을 보여주심으로 인해서, 어떻게 그 말씀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배우는 법을, 즉 세상에 실천하는 법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이런 예수님의 뜻과 달리 우리는 늘 새로운 것만을 외쳤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자기 힘든 것을 해결해 달라고 하고, 자기가 잘못으로 이루어진 결과를 없애달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만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특별한 것만을, 이제까지 체험하지 못한 것을 달라고 하면서 주님의 뜻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일상 삶 안에서 이루어지는 주님의 말씀을 따를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가장 훌륭한 스승으로 우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이제 우리의 실천만이 가장 훌륭한 스승을 둔 제자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네가 맹세한 대로 주님께 해 드려라.”라는 율법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예 맹세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늘을 두고도 또 땅을 두고도, 예루살렘을 두고도, 우리의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거짓 맹세를 뛰어넘어, 아예 맹세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일상 안에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에 집중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 맡기는 것을 무조건 달라는 식의 잘못된 모습이 아닌, 또한 주님께 헛된 맹세를 하면서 조건만을 계속 외치는 위선적인 모습도 따라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보다 주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면서 주님과 함께하는 주님의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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