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다시 사람이 넘치게 할 유일한 길
현재 수치상이나 느끼는 바로는 교회가 점점 비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오늘 축일을 맞는 성 바르나바 사도가 그 변하지 않는 해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봅니다. 바르나바 이름의 뜻은 ‘위로의 아들’이라고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성 바르나바의 성품과 그 열매가 잘 드러납니다.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
바오로 사도와 바르나바 사도는 선교의 두 기둥처럼 함께 다니며 큰일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씨를 뿌리는 역할이었다면 바르나바 사도는 키우는 역할을 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착하고 신심 깊은 인물이었고 그 덕분에 많은 이들이 주님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그의 성품은 오늘 복음의 이 말씀과 같겠습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대전의 명물 ‘성심당’의 임영진 대표가 성 바르나바를 닮은 분 같습니다.
어쩌면 그분의 아버님인 고 임길순 창업주는 성 바오로를 닮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다 아는 바대로 흥남 철수 때 수많은 사람이 배를 타려고 하고 있었는데 오직 메러디스 빅토리아호만 남아 있었습니다.
임길순 씨는 묵주를 들고 “만약 이번에 살게 된다면 그건 하느님이 살려주신 것일 테니, 남은 평생은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아가겠습니다.” 라고 약속을 드렸습니다.
그때 묵주를 들고 있는 모습을 미군이 보았고 선장에게 알렸습니다.
선장은 ‘레너드 라루’로 후에 수도원에 들어가 현재는 시복 추진 중인 열렬한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선장은 어째서인지 무기와 차량 등 무게가 나가는 것들을 바다에 버리라고 하고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만큼 태우라고 명령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다 아는 바대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임길순 창업주는 대전에서 성당에서 받은 밀가루 두 포대로 찐빵을 만들어 팔며 그날 안 팔린 것은
다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보내기로 합니다.
먹고살 것도 없는 형편에서 아내는 “너희 아버지만 천당에 가고 나는 지옥에 갈 거다!”라며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자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신앙을 위해 가게를 성당 가까운 곳으로 옮겼고 매일 새벽 미사를 다녔습니다.
그때 자녀들은 종교가 싫었지만, 지금은 손주들까지 모두 할아버지의 신앙을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임길순 창업주는 아들 임영진 대표가 빵집을 잘 운영하는 것을 보고는 당신은 연령회와 같은
봉사만 하며 노년을 보냈습니다.
임영진 대표가 “주면 반드시 받게 된다.”라는 아버지의 신념이 열매를 본 것은 철거반이 왔을
때입니다.
당시 성심당은 위반건축물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철거반장은 왔다가 그냥 돌아가 버렸습니다.
임 대표가 말합니다.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철거반장이 어렸을 적에 그분 아버지가 돌아가셨나 봐요.
그때 저희 아버지가 그분 염부터 입관까지 장례를 치러주는 봉사를 했다는 사실을요.
철거반장이 그런 우리 아버지를 기억해내고는 그냥 돌아간 거죠.”
임 대표는 지금도 매달 3,000만 원어치의 빵을 기부하고, 회사 수익의 15%는 무조건 인센티브로
직원들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폅니다.
그러다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2005년에 빵 공장에 불이 난 것입니다.
이미 동생의 사업 실패로 집안은 빚더미에 앉아있었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 임 대표의 아내 김미진 이사는 어차피 불을 끄러 가봐야 너무 늦은 상태기 때문에 그냥 성당에 돌아와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그동안 빵을 많이 팔게 해 준 것에 감사하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가족회의를 하는데 큰딸 임선은 피식 웃으며 “전, 학교 휴학할래요.”라고 했고 아들은 “전 어차피 입대하려고 했잖아요. 날짜를 앞당겨볼게요.” 라고 했습니다.
다들 착한 가족입니다.
임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동안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살았으니 다들 그런 큰일을 겪고도 그렇게 침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안타깝지만 이것이 하늘의 뜻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이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임 대표는 가게를 부동산에 내어놓았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불만이 많던 직원들은 다 나가버렸고 착한 직원들이 모여 “잿더미 속 우리 회사 우리가 일으켜 세우자.”라고 하며 공장을 1월 추운 날씨 속에서 6일 만에 어느 정도 정상화한 것입니다.
이들이 하나로 일궈낸 성심당에서 나오는 빵은 왠지 더 맛있었습니다.
임 대표는 말합니다.
“우리는 화재를 겪으면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답이 무엇인지 한 번 봤어요.
답안지를 본 사람은 고민할 필요가 없죠.
위기가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르죠.
그렇지만 우리는 적어도 똑같은 방황을 되풀이하진 않을 거예요.”
이 회사는 인사고과에 사랑에 대한 평가가 40%입니다.
둘이 싸우다가 서로 화해했다면 진급 대상자가 됩니다.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직원들은 이렇게 선서한다고 합니다.
“하나,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하나, 우리는 사랑의 문화를 이룬다.
하나, 우리는 가치 있는 기업이 된다.”
이들은 포콜라레 정신에 의거하여 수입의 3분의 1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3분의 1은 재투자로, 3분의 1은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보다 수천 배나 매장이 많은 커다란 프렌차이즈 빵집들보다 수익이 많이 납니다.
저도 본당에 와서 재정의 10%를 가난한 사람에게 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 가을부터는 소공동체 시스템 변화를 통해 최대한 가난한 이들에게 자동으로 재정이
흘러가게 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돈도 사람도 부족해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것이 창업주의 정신입니다.
“주어라, 받을 것이다!”
“우리 곁에 불행한 사람을 둔 채로 혼자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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