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라도 했던 선행 하나가 죽기까지 선한 영향을 준다
오늘 복음은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입니다.
나쁜 소작인들은 주인의 땅을 경작하면서도
한 번도 도지를 바치지 않았습니다.
소출의 일부를 받으러 온 이들은 때리고 죽이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외아들까지 그들에게 보냅니다. 이는 하느님을 주님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성체를 주신다는 뜻입니다.
성체는 생명 나무인데 선악과를 바치지 않으면 오늘 주인의 아들처럼 그들 안에서 죽습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게 하는 게 우리 안에 있는 ‘양심’입니다. 양심은 받았으면 주어야 하는 ‘정의’ 시스템입니다.
양심이 없다면 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아기는 부모에게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그러면 양심이 불편해집니다.
받았으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부모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부모의 뜻을 따라주며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만약 양심이 없다면 아기들은 영원히 유아적인 상태로 남게 될 것입니다.
계속 받아먹기만 하며 내어줄 줄 모르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은 양심의 작용을 통해 우리 욕망을 누르고 나눌 줄 아는
존재로 변화시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베드로 사도가 이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그 영광과 능력으로 귀중하고 위대한 약속을 우리에게 내려 주시어, 여러분이 그 약속 덕분에, 욕망으로 이 세상에 빚어진 멸망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 하셨습니다.”
만약 양심이 무뎌졌다면 아무리 받아도 미안하고 고마운 줄 몰라서 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중요한 점 중의 하나는 단 한 번도 소출을 바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양심은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때는 그 작용이 약합니다.
그러나 한 번 했던 것을 하지 않게 되면 양심의 가책이 심해집니다.
만약 한 번이라도 십일조를 낸 소작인들이라면 아들까지 죽이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 번이라도 주인을 주님으로 인정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것을 배신하기 쉽지 않습니다.
성체를 영하지 않으면 구원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고, 성체를 영해야만
우리가 인간이라는 믿음에서 벗어나서 하느님이란 믿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란 믿음을 가져야 인간이란 믿음에서 나오는 온갖 죄의 욕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야 하느님 본성에 참여합니다.
그러나 십일조, 혹은 하느님을 주님으로 인정하는 봉헌이 없다면 주님은 우리 안에서 또 돌아가십니다.
우리 안에 두 주인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교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십일조 연습입니다.
저희 성당은 첫영성체와 견진성사를 받는 아이들에게 장학금으로 50만 원씩 줍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사무실에 가서 십일조를 5만 원씩 내야 합니다.
이렇게 평생 한 번이라도 십일조를 해 보았다면
나중에라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사람과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한 번 했던 선행은 평생 영향을 미칩니다.
‘예전에 했었는데!’ 그러나 지금은 하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이 더 큽니다.
그래서 돌아오기가 쉽습니다.
아이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준다고 성당 나오기 싫다고 하면 그러라고 하는 부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공부는 아이 때 시키지 않습니까?
어른들에 대한 예절도 어렸을 때 가르치지 않습니까? 한번 해 보았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더 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번도 안 해 보았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양심의 가책이 덜합니다.
그래서 착해지기가 그만큼 힘이 듭니다.
한 번 한 선행이 평생 내 양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저는 아이들이 힘들다고 해도 매주 교리에 앞서 묵주기도 5단씩 시킵니다.
아이들은 죽으려고 합니다.
그래도 시킵니다.
나중에 어떻게 되더라도 이렇게 주님께 시간을 봉헌한 경험이 그들의 양심에 들어가 평생 작용할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좋은 말씀을 들어도 첫발을 떼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번 해 본 사람은 미래에라도 돌아올 확률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고 우리도 단 1년 만이라도 십일조를 해보고 기도나 선행을 체험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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