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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31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5-31 조회수 : 422

성령의 궁전이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를 은총의 샘이신 예수님께로 인도하소서! 
 
 
복음서 안에 등장하시는 성모님은 참으로 말을 아끼십니다.
신비로운 베일에 싸인 아들 예수님의 때로 이해하지 못할 언행 앞에서, 그저 성모님은 마음에 간직하십니다.
성모님은 침묵과 기도가 일상이셨던 분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아들 예수님으로 인해 성모님께서는 억울한 일들을 꽤 많이 당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를 통한 수태고지 사건 때, 나자렛의 소녀 마리아는 요셉과 단란한 결혼생활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으로 인해 평범한 삶을 물건너 갔습니다.
인간적 시선으로 억울한 일이었습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면서, 이러쿵 저러쿵 억울하다며
하소연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딱 한 사람, 연세가 들고 지혜로운 엘리사벳을 찾아가 그분의 영적 동반을 받습니다. 
 
나자렛에서 아인카림으로 며칠이나 걸리는 여행길이었는데, 서둘러 걸어온 나자렛의 마리아를 엘리사벳을 극진히 환영하고 환대합니다.
혼전 잉태로 인해 혼란과 당혹 속에 힘겨웠던 마리아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마리아가 자신의 집에 들어서는 것을 발견한 엘리사벳을 나이에 걸맞지 않게 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삿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 42-45 ) 
 
아인카림에서 있었던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은 참으로 어색하고 당혹스런 만남이었습니다.
그러나 루카 복음사가가 묘사하고 있는 만남의 장면은 무척이나 흥겹고 기쁨에 찬 분위기입니다. 
 
마리아를 맞이하는 엘리사벳은 환희에 찬 목소리로 마리아를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환대를 받고 있는 마리아 역시 기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참으로 비극적인 동시에 희극적인 만남이었지만, 그 만남이 기쁨과 환희, 축복과 감사로 가득 차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성령께서 그들 가운데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계시는 주님께서 현존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우리네 인생도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는 상황 앞에 설 때가 있습니다.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만남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노력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입니다.
인간의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성령 안에, 주님의 현존 안에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궁전이신 동정 마리아님, 당신은 항상 부드러움과 신중함으로 아들 예수님의 곁을 지키셨으니, 시련을 당할 때 저희를 버리지 마시고, 믿음이 흔들리는 어둠의 순간에 저희 손을 잡아 이끌어 주소서.
저희를 은총의 샘이신 예수님께로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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