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10,28-31: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어제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청년은 재산에 대한 집착 때문에 슬픈 표정으로 예수님을 떠나갔다. 예수님께서는 재물을 가지고 영생을 준비할 줄 모르고 재물에다 자신의 삶을 의지하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기보다 어렵다고 하시면서 슬픈 얼굴로 돌아가는 청년을 안타깝게 바라보셨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대인들은 재산의 번영, 부자가 되는 것이 하느님 축복의 표지라고 믿고 있었고 어떤 사람이 재물이 많고, 번영하면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그를 축복해 주신 것이 틀림없다고 믿었던 제자들은 그 말씀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부자가 되는 것은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믿었는데 놀랐다.
여기서 성미가 급한 베드로가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28절) 한다. 그러자 예수님은 예수님과 복음을 위하여 무엇인가를 버린 사람은 백 배의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하신다. 무엇을 버리는 것일까? 그것은 나를 버리는 것이다. 나의 능력, 나의 재물 이 모든 것을 이기적인 마음으로 나 자신만의 안위와 쾌락을 위하여 사용하여 하느님께서 원하지 않으시는 모습으로 살려고 하는 나의 인간적인 모습을 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이렇게 나를 버리는 것이지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라는 말씀이 아니다. 이것을 견디어야 한다. 그러므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가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에 대한 보상은 세상에서도 갚아주시고 또한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초대교회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은 현세의 보상을 많이 체험하였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박해도 많이 받았지만, 자신이 쉴 수 있는 집들과 교우 형제자매들과 어머니 같은 여교우들, 자녀들을 대신하여 대자 대녀들,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들을 만나게 되었다. 토지를 버린 사람은 교우들의 토지에서 필요한 것을 얻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재물이란 ‘사용하다.’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지, ‘주인이 되다’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예수님께서도 이미 재물이란 자기의 것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사용하고, 또 다른 사람을 위해서 봉사하기 위해 주어진 것으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뜻보다는, 또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봉사보다는 그 재물에 대한 집착 때문에 그 재산이 그를 불행하게 한다고 하셨다.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에 살게 해 주시고, 나에게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리며, 나의 재능과 내가 지금 잠깐 관리하고 있는 것들 모두가 하느님께서 나에게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맡겨주신 것임을 알고 그것들을 맡겨주신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사용하도록 노력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그것들에 대한 집착 때문에 나의 관념이나 재물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기도 한다. 인간은 재물이나 사상이나 관념의 노예가 되면 자신의 주변을 올바로 보지도 못하고, 이웃을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게 된다. 주님의 뜻에 맞는 삶을 살아가는 그래서 주님 안에 복된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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