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은 교회의 어머니로서 마리아를 공경하는 날이다. 마리아께서는 성령강림 때에 제자들과 함께 기도하셨으며, 늘 교회와 함께하셨다. 여기서 마리아의 영적 모성이 드러난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조하며 2018년 성령강림 대축일 다음 월요일을 기념일로 제정하였다.
주님의 십자가 죽음은 새로운 자녀들을 잉태하는 신비를 담고 있다. 우선은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게 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라고 기도하시면서 숨을 거두셨다. 이렇게 아들의 영은 아버지께로 갔다가 다시 아들을 통하여 우리 인간들에게 주어지며, 그 아들의 영을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다. 또한, 오늘 복음에서와같이, 어머니에게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26절) 그리고 사도 요한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27절) 라고 하시며 우리를 마리아의 자녀가 되게 하셨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교회의 표상이시다. 그분은 하느님의 아들을 이 세상에 낳아주셨고, 교회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계속 낳아주고 있다. 교회는 그러므로 마리아의 모습을 완전히 구현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참 교회의 모습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모두 마리아가 되어야 한다. 하느님의 아들을 낳아주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시고 하느님의 뜻에 충실하셨던 마리아와 같이 되는 것이다.
“목마르다.”(28절) 십자가 위에서 주님은 사람들의 믿음을 목말라 하셨다. 목말라하시는 그분께 우리는 무엇을 드리고 있는가? 믿음이 없음을 나타내는 신 포도주를 드리고 있지나 않은지? “다 이루어졌다.”(30절) 주님께서는 성경 말씀이 모두 이루어졌다고 하신다. 십자가의 신비가 모두 이루어졌고, 고개를 숙이시고 숨을 거두심으로써 사흗날에 다시 일어날 당신의 육신에 평화로운 잠이라는 휴식을 주셨다. 착한 목자께서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으셨다.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34절) 인간이 죽으면 피는 엉기고 흘러나올 수가 없다. 그런데 주님의 몸에서는 피와 깨끗한 물이 흘러나오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이는 죽었지만, 생명의 원천을 쏟아부어 줄 수 있는, 그 육신 안에 있는 위대한 생명의 힘을 알도록 일어난 일이었다. 첫째 아담이 잠들었을 때, 하와가 그 옆구리에서 나왔듯이, 둘째 아담이 십자가에서 잠드셨을 때, 그 옆구리에서 신부인 교회가 탄생하였다. 교회는 새 아담의 신부이다. 우리가 모두 마리아를 닮아 참으로 신랑이신 그리스도께서 사랑하시며 이끌어주시는 신부가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것이 오늘의 신비를 사는 의미일 것이다. 언제나 신랑과 일치하려는 신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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