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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9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5-19 조회수 : 412

복음: 요한 20,19-23: 성령을 받아라. 
 
오늘은 성령강림 대축일이다. 성령은 주님 부활의 가장 완성된 열매이다. 오늘 독서와 복음을 보면 성령께서 우리의 생활과 교회의 생활 가운데서 활동하시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성령의 불길은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을 상징하는 사도들에게 변화의 능력을 직접 주신다. 이제는 사랑과 구원의 은총이 이스라엘 백성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백성에게 열렸다. 즉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성령의 선물을 마련해주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구원적 개입이 근본적으로 '새로움'을 갖게 되었다. 성령께서는 하느님 구원계획의 결실이기 때문에 종족과 언어와 문화 그리고 외적 풍습 등의 장벽에 구애되지 않고 모든 사람을 하느님과의 특별한 사랑의 관계에 이끌어 들이신다. 신비스러운 언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이 인간들의 정신과 마음을 내적으로 비추어 서로 일치시키는 힘을 갖고 계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령께서는 당신의 변화와 정화의 불로 세례를 받고 그 타오르는 연기와 불꽃을 직접적으로 전달할 만한 증거자들과 중개자들을 필요로 하신다. 이래서 교회는 항상 새로운 성령강림이 필요하다. 그래서 항상 기도하여야 한다. “오소서 성령님, 믿는 이들의 마음을 충만케 하시며, 그들 안에 사랑의 불을 놓으소서.” 
 
오늘 복음은 파스카 당일에 예수께서 나타나신 장면과 성령에 관한 주제가 다루어지고 있다. 요한복음에서는 성령의 발하심과 파스카 축일과 같은 날에 일어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성령의 선물을 보내주시는 분이 바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파스카는 곧 성령강림의 근원이다. 제1독서와 같이 복음에서도 선교 사명을 띠고 파견되는 사도들에게 성령이 주어진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21절). 즉 성령은 복음을 전하는 이들에게는 빛과 힘을 주고 그것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믿음을 갖게 한다는 의미에서 복음선포를 지향하고 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6,13).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숨을 내쉬신다. 마치 하느님께서 아담의 얼굴에 생명의 숨을 부어주시어 생명체가 되게 하신 것처럼(창세 2,7). 이것은 성령의 창조활동으로 선교사명에 따라 사도들만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온 인류가 성령의 입김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성령의 힘은 죄의 용서를 위해 주어지는 것이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22-23절). 다시 말해서 성령의 쇄신활동은 성령께서 어느 곳에 머무르시게 되든지 간에 죄에 대한 승리로부터 시작됨을 의미한다. 교회가 죄를 비난하고 고발하며 복음의 빛을 통하여 사랑의 행위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곳에 성령의 창조적 능력이 실현될 공간이 마련된다. 
 
사도 바오로는 성령을 그리스도의 몸인(1코린 12,12) 교회의 단일성의 원리로서뿐만 아니라, 그 지체들이 맡는 역할 또는 은총의 선물의 다양성을 이루는 원리로 제시하고 있다. 교회가 분열되지 않기 위해서는 단일성 안에서 다양성이 넘쳐흐르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또 모두 한 성령을 받아 마셨습니다."(1코린 12,13). 이것은 많은 그리스도인이 무분별하게 다원론을 강조함으로써 교회의 단일성과 공동체성을 해치고 있는 현세대에 적절한 가르침이 될 것이다.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참된 변화의 은총을 주신다. 우리가 모두 하느님 안에 하나가 되게 하시며, 이 은총을 통하여 한 몸이신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게 하신다. 성령은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이루는 분이시다. 우리는 모두 성령을 가득히 받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는 초대교회가 체험했던 성령을 체험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성령께 우리 마음을 굳게 닫아걸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서 역사하실 수 있도록 성령께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한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어떻게 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인가를 생각하며 살려고 노력한다면,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지혜를 주실 것이다. 성령으로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성령 안에 잠기는 것을 의미한다. 
 
성령강림 대축일 미사를 지내면서 우리 안에서 힘차게 활동하실 수 있도록, 우리 항상 깨어있으면서 그분께 우리 마음을 항상 개방해 놓을 수 있도록 주님의 도우심을 청하여야 한다. "얼을 거두시면 그들은 숨져버려 드디어 티끌로 돌아가고 마나이다. 보내시는 당신 얼에 그들은 창조되어 누리의 모습은 새롭게 되나이다."(시편 103,29-3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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