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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5-17 조회수 : 482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까면 위대한 건축가의 작품을 보게 됩니다.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 구엘 공원, 까사 바트요, 까사 밀라 등등…. 맞습니다. 위대한 건축가라고 불리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입니다.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며 건축에 온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우디는 하루의 건축 일을 마치면 오후 5~6시까지 긴 거리를 산책했습니다. 어느 날, 산책하던 중 전차와 부딪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입니다. 이때의 나이 73세. 그런데 형색이 초라했던 그에게 그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꽤 긴 시간을 사고 장소에 그냥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지요. 지나가던 택시 기사 한 사람이 그를 부축해서 병원으로 옮겼지만, 그의 신원을 증명할 그 어떤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병원에서는 입원 처리를 하지 않았고 당연히 치료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후 3일이 지나고서야 그의 인부들이 병원에서 그를 찾았고,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난 뒤라서 수술하고 3일이 지난 뒤에 하늘 나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가우디의 이 이야기를 들으며, 이웃 사랑을 강조했던 예수님을 떠오르게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입으로는 너무 쉽게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실천도 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됩니다. 지금 어렵고 힘들어하는 내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있습니까? 행색이 형편없다고,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외면한다면, 2,000년이 지난 지금 예수님을 또다시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이 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묻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그런데 이 물음을 단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 번이나 계속해서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시몬 베드로의 답변에 곧바로 “내 양들을 돌보아라.”라고 하십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곧 주님의 양들을 돌보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의 이웃을 자기 기준에 맞춰서 판단하고 미워하고 또 단죄한다면, 진정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이웃 사랑에 대한 실천을 전혀 하지 않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양들은 화려하고 멋진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행색이 초라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한 사람 역시 주님의 돌봄을 받아야 할 양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사람도 제외 없이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따라서 우리도 어떻게 사랑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진정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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