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요한 6,22-29
아무리 예쁜 꽃도 열흘이 지나면 지고 맙니다!
중국 남송의 시인이 남긴 유명한 표현이 있습니다.
화무십일홍권불십년(花無十日紅權不十年)
아무리 예쁜 꽃도 열흘이 지나면 지고 만다는 것, 아무리 대단한 권력을 손에 쥐었더라도 십 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우리네 인생의 자명한 진리를 잘 표현하는 문구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찰나, 한순간입니다.
외형적으로 아무리 좋아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결코 영원하지 않습니다.
한동안 지천으로 피어나 우리 눈을 즐겁게 해주던 꽃들이 겨우 열흘 만에 속절없이 떨어져 내립니다.
대자연 속에 거듭 반복되는 순환의 리듬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겸손의 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속절없이 떨어져내리는 꽃잎을 바라보며 아, 또 이렇게 세월이 가는구나. 또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이렇게 허무하게 내 인생이 저무는구나, 하고 슬퍼하거나 우울해할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시선을?
이 세상은 영원하지 않구나. 이 세상과 더불어 우리네 인생은 이렇게 조금씩 소멸되어 가는구나.
그래서 더욱 필요한 노력은 보다 영속적인 대상, 보다 가치있는 대상, 불멸과 지속 가능한 대상을
찾는 것이로구나, 하는 깨달음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도 동일한 맥락으로 우리에게 간단하지만 중요한 가르침 하나를 선물로 건네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세상은 조금씩 우리에게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눈길을 끌어당기던 그 좋은 것들도 조금씩 색깔이 바래가고 있습니다.
오늘 내가 더 백방으로 찾고 추구하고 얻기 워해 노력해야 할 불멸의 양식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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