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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1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4-11 조회수 : 473

요한 3,31-36
 
골고타 언덕에서의 참혹한 십자가 죽음이야말로
참된 승리라고 볼수 있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스런 유치원생들과 지구 살리기 운동에 헌신해오신 수녀님을 모시고 생태 환경에 대한 소중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지구 살리기가 얼마나 중요한 테마인지에 대해서 이론상으로는 잘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천을 하지 않았던 지난 삶을 깊이 성찰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말씀 중에 제 가슴을 크게 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십니까?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싶습니까? 현재 지구는 생태 용량이 초과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후손들이 쓸 용량을 앞당겨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이 세상을 인간이 쓰기에 좋은 세상으로 전락시키고 말았습니다.
모든 피조물들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심각한 환경 위기 앞에서 가장 큰 피해자들은 가난한 사람들, 힘없는 동식물들입니다.”
 
“지구는 우리 인간의 끝도 없는 욕망을 실현시키는 장소가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과도한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담대한 생활 양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공동의 집인 지구를 아껴야 합니다.
인류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명확합니다. 에너지 재생, 자원의 순환, 미니멀리즘의 삶!”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을 사랑하시고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셨다.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된다.”
(요한 복음 3장 35~36절)
 
공생활 기간 동안 계속된 예수님의 행적을 따라가다보면 예수님 역시 몹시도 지구를 사랑하셨으며, 친환경적인 삶, 미니멀리즘의 삶을 살아가셨다는 것을 잘 알수 있습니다.
지상에 재물을 쌓아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두라는 말씀, 하늘의 새들처럼 자유롭게 살라는 당부, 전도 여행길을 떠나는 제자들을 향해 여벌옷도 지니지 말라는 지침 등등.
 
부활하신 예수님의 노선 역시 공생활 기간 동안 지속된 노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부활 이후 제자들 앞에 발현하신 예수님의 모습은 휘황찬란한 복장을 한 황제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던 소박하고 청빈한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부활 기간 내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화두 하나가 있습니다.
그분의 부활은 궁극적인 승리를 확증하고 선포하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승리는 세상의 승리와는 질적으로 다른 승리였습니다.
 
예수님의 승리는 하느님 아버지께 전적으로 순종함으로 인한 승리였습니다.
영광스런 부활을 통한 예수님의 승리와 관련해서 늘 유념해야할 진리가 한 가지 있습니다.
 
예수님에게 있어서 십자가는 패배요 부활은 승리라고 단정해서는 안됩니다.
골고타 언덕에서의 참혹한 십자가 죽음이야말로 참된 승리라고 볼수 있습니다.
그분의 부활은 언제나 십자가 상 죽음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의 삶은 시종일관 승리의 삶이었습니다.
 
부활을 통한 영광스런 승리의 삶은 결정적인 순간 골고타 언덕 위에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순종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목숨까지 내건 예수님의 철저한 순종에 대한 응답으로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영광스런 부활을 확증해주신 것입니다.
 
십자가는 결코 패배의 상징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우리 구원을 위해 십자가 죽음을 기꺼이 수용하셨고, 우리의 영생을 위해 부활하셨고 승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지금 이 순간도 우리 안에서 또 다시 죽고, 부활하고, 승리하는 삶을 되풀이하고 계십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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