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요한 3,7-15
어떻게서든 위로부터 새로 태어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 대상이 어떤 것이든 사랑에 깊이 빠진 사람들에게서 볼수 있는 두드러진 특징이 한가지 있습니다.
그 외 여타 대상들이 희미해지고 존재감을 상실합니다.
빛도 바래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오직 그만이 눈에 띄고 빛을 발합니다.
여러 존재들 가운데 오직 그만 보입니다.
오직 그만 바라보고, 그에게 몰입하며, 그를 위해 헌신합니다.
인간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사랑도 그러한데 하느님과의 사랑은 얼마나 더 강렬하고 더 각별하고 뜨거운 것인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당대 가장 잘 나가던 유다 지도층 인사였던 니코데모에게 하신 말씀,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는 말씀의 진의를 묵상해봅니다.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하느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지를 깨닫는 작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느님이 나를 얼마나 극진히 사랑하시는지를 인식하는 것,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당신의 가장 소중한 것, 생명조차 바치심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인간들 사이에서도 상대방을 향한 헌신과 사랑이 깊어지게 되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 결국 생명조차도 내어놓는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위로부터 태어나게 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사방이 온통 꽃천지입니다. 하느님께서 고달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오늘 우리에게 화사한 위로의 선물을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 한송이 청초한 꽃 안에 굳게 현존해 계십니다.
뿐만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한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내 안에, 그리고 동료 인간 안에도 굳건히 현존해 계십니다.
위로부터 태어나게 될 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어떻게서든 위로부터 새로 태어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위로부터 새로 나게 될 때 그리도 지긋지긋하던 십자가가 사실은 가장 큰 하느님 은총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위로부터 새로 나게 될 때 그리도 우리를 지루하고 고달프게 만들었던 일상생활이 눈부신 경이로움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위로부터 새로 나게 될 때 그리도 우리를 성가시게 했던 이웃들이 가장 아름다운 선물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말끔하게 정화되어 순수해진 영혼의 눈으로 이웃들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 안에 들어있는 값진 보화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위로부터 다시 나게 될 때 주변 모든 사물들이 다 스승으로 변할 것입니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며 떨어지는 꽃잎들, 푸른빛을 더해가는 대나무 숲, 출렁이는 물결, 고요한 호수,
황금빛 석양...이 모두는 다 인생의 진리를 말해주는 스승이 될 것입니다.
위로부터 다시 태어날 때 예수님은 더이상 멀고 먼 옛사람, 이천 년 전의 나자렛 사람이 아니라, 오늘 내 일상생활 전체를 동반하시는 ‘나의 주님, 나의 스승님’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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