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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6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4-06 조회수 : 387

부활을 체험하고 싶습니까?
 
 
죽음을 물리치고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예수님의 등장 앞에 제자들이 보여준 태도는 대체로 소극적인 동시에 회의적입니다.  
 
우선 보이는 반응은 ‘설마’였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절대 그럴 수 없어’ 같은 불신이 바닥에 깔려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앞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자신들의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최초 목격 증인들은 한결같이 자신들 앞에 나타나신 부활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자신의 코앞에 발현하신 예수님을 정원지기로 착각했습니다.  
엠마오를 향해 길을 걸어가던 두 제자는 자신들의 대화 사이로 끼어든 부활 예수님을 그저 같을 목적지를 향해 여행하던 나그네로 생각했습니다.

이는 십자가 죽음과 부활 이전의 예수님 모습과 그 이후의 모습이 꽤나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제자들 역시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긴가민가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할 수 없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내가 맞다.”고 먼저 알려주셔야 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부활이란 것이 인류 역사 상 전무후무했던 대사건이었기에 인간적인 사고나 눈으로는 절대 납득하기 힘들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부활 사건 앞에 거의 모든 사람들, 오랜 세월 동고동락했던 열두 제자들까지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습니다.  
답답했던 예수님께서는 열한 제자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신 다음 죽어도 믿지 못하는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심하게 꾸짖으셨습니다.  
 
사실 제자들은 그런 준엄한 꾸지람을 들어도 마땅했습니다.
왜냐하면 공생활 기간 동안 예수님께서는 세 번씩이나 당신이 몸소 겪으셔야 할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 사건에 대해 제자들에게 미리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예언이 정확하게 성취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당신의 부활 사건을 향한 불신과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제자들이 너무나 한심하고 답답했던 예수님이셨기에 그토록 강하게 제자들의 불신을 질책하시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나고 싶습니까?
부활하신 예수님을 온 몸으로 체험하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좀 더 역점을 두고 노력을 기울일 부분이 있습니다. 
 
인간적 시각, 감각적 시각, 세속적 시각을 버려야 합니다.
불신과 의혹을 안경을 벗어야 합니다.
순수하게 정화된 신앙의 눈, 맑고 깨끗한 마음,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픈 간절한 염원, 이를 통한 삶의 변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수님의 빈 무덤을 최초로 목격한 요한 사도와 베드로 사도는 무덤 입구를 막았던 돌의 이동, 빈 무덤 속에 남아있던 아마포와 얼굴 수건을 통해 부활 사건에 대한 믿음을 배양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옆으로 굴려진 돌, 아마포, 얼굴 수건은 예수님 부활을 알리는 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스쳐지나가는 작은 몸짓 하나, 별 의미 없어 보이는 말 한마디에도 의미를 부여합니다.

예수님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요한 사도와 베드로 사도였기에, 그분께서 남겨주신 작은 표시 하나만으로도 그분의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믿었던 제자들 위로 주님의 성령께서 힘차게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지니고 있었던 의혹과 불신을 강한 신뢰심과 투철한 믿음으로 변화시켜주셨습니다.
이제 제자들은 더 이상 이 세상의 권력가나 죽음조차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세상 끝까지 달려가서 주님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일상 안으로 다양한 주님 부활의 표지들이 펼쳐질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님께서 우리의 일상 안으로 던져주시는 그 사랑의 표지들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 그래서 부활 예수님을 향한 우리의 미약한 신앙을 좀 더 키워나가는 노력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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