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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4-05 조회수 : 413

중학생 때 시험 보기 10일 전에 계획을 세우곤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과 함께 늑장을 부리며 공부를 계획대로 하지 않았지요. 이제 시험을 3일 앞에 두고는 다시 계획을 세웁니다. 촉박하기는 하지만 이대로만 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맞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 역시 성공을 거두지 못합니다. 친구들의 유혹과 이럴 때일수록 더 놀고만 싶은 것은 왜일까요? 결국 벼락치기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벼락치기 스타일이라며 합리화합니다.

 

결과는 당연히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공부를 안 해서 그런 것인데도 열심히 해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며 투덜거렸던 것 같습니다. 계획을 통해 결과에 쉽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획만 세우고 멈춰있다면 좋은 결과는 당연히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지향하는 우리 신앙인도 계획은 가득합니다. 문제는 아직 시간이 많다면서 아무것도 실천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날과 그때를 모르면서도 계속 뒤로 미루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학창 시절의 시험처럼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그 시험에도 벼락치기가 가능할까요? 마지막 순간에 큰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지만, 이 역시도 평소에 사랑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야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계획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바로 이 실천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뒤 예수님과 함께했던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부르심 받기 전의 생활로 돌아갑니다. 예수님과 함께할 때는 계획이 있었지요. 하느님 나라에서 주님의 양옆에 앉는 것이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그 자리에 앉게 해달라고 부탁도 했었고, 예수님께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계획이 수포가 된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허망하게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함께하지 않는 그들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합니다. 어부 출신이 많은 제자단이었지만, 밤새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라는 예수님 말씀을 듣고 그대로 하자, 그물을 끌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계속해서 사랑의 실천을 이야기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듯, 우리 역시 사랑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포기했을 때는 아무런 결과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해야 하는 우리입니다. 그래야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을 할 수 없는 사람은 그 사람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을 다 가진다고 하더라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소크라테스).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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