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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3-25 조회수 : 620

요한 12,1-11 
 
왜 자비로운 사람에게만 은총을 주시는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전능하신 능력자 하느님으로 등장하십니다.
예수님은 방금 죽은 라자로를 살리셨습니다. 라자로의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께 수천만 원에
해당하는 향유를 발에 붓고 머리를 닦습니다. 가리옷 유다는 그걸 가난한 자에게 주면 더 좋았을 것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부모에게 아끼는 사람이 형제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부모 때문에 형제를 사랑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예수님의 죽음은 우리에겐 은총입니다.
은총을 주시는데 전혀 반응이 없다면 그분도 더는
바보가 되려 하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자비를 입으려면 먼저 자비로워야 합니다.
그 순서도 있습니다.
하느님, 부모, 형제, 이웃들입니다.  
 
SBS TV 동물농장, 애니멀봐에서 같은 날 태어난 풍산개 남매가 서로 밥 먹을 때만 싸우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평소에는 매우 친하지만, 밥만 나오면 유독 오빠 개는 자기 먹을 것은 먹지도 않으면서 동생 개가 밥을 먹지 못하고 뭅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서열 정리라고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주인이라면 형제에게 자비롭지 못한 개에게 밥을 더 주겠습니까?
주인은 그 오빠 개를 묶어놓고 동생 개에게만 음식을 편히 먹을 수 있도록 줍니다.
그다음에 오빠 개도 주기는 합니다.
음식은 주는 일은 자비입니다.
자비로운 사람은 자기가 음식을 주는 대상도 자비롭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대상에게 자기가 자비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강탈당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하느님도 마찬가지이십니다.  
 
어린이를 사랑하여 ‘어린이날’을 제정한 아동 문학가 소파 방정환 선생의 일화입니다.
어느 날 밤, 방정환 선생의 집에 강도가 들었습니다.
칼을 든 강도를 만난 선생은 차분히 말했습니다.
“돈이 필요하면 그냥 달라고 하면 되지, 무슨 칼까지 들이대고 그러시오. 돈이 필요하다면 내가 주겠소.” 
 
너무도 부드럽고 친절한 방정환 선생의 말에 강도가 더 당황했습니다.
선생이 준 뭉칫돈을 주섬주섬 챙겨 나가려 하는 강도에게 방정환 선생이 다시 말했습니다.
“이보시오. 달라고 해서 줬으면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 하지 않소.”
“고... 고맙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경찰에게 강도가 붙잡힌 것입니다.
방정환 선생 집으로 들어온 경찰과 강도를 본 선생은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허허. 또 오셨네! 방금 준 돈을 벌써 다 쓰셨단 말이오.”
그러자 경찰이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이 자가 여기서 강도질을 했다고 자백했습니다.”
경찰의 말을 들은 방정환 선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사람은 강도가 아닙니다.
사정이 딱한 것 같아 내가 그에게 돈을 주었습니다.
내가 준 돈을 받고 고맙다고 인사까지 한 사람인데, 어떻게 저자가 강도입니까.” 
 
방정환 선생의 말에 경찰은 의아했지만 어쩔 수 없이 강도를 풀어주었습니다.
경찰이 가고 나서 강도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었습니다.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나쁜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강도에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를 받아내려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강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감사하면 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우리에게 억지로라도 선악과, 혹은 십일조, 혹은 작은 감사의 기도라도 받으려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는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은총으로 악해지기를 원치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자비로운 사람만이 자비를 입습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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