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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2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3-12 조회수 : 482

요한 5,1-16
 
부단히 어제의 나와 결별하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새로운 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 누구라도 심정이 비슷해집니다. 지푸라기라도 붙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예루살렘 성문 가운데 ‘양문’이라고 있었습니다.
말 마디 그대로 양들과 양치기들이 드나들던 문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양문 바로 옆에는 벳자타라고 불리는 유명한 못이 하나 있었습니다.
유명해진 이유는 다른 연못처럼 고요하지 않고 어느 순간 물이 출렁거리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다량의 물이 갑작스레 유입되거나 빠져나가는 순간, 수면이 출렁거렸는데, 당시 사람들은 그런 현상을 신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순간 물에 가장 먼저 뛰어들면 치유의 은총을 입게 된다는 속설이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벳자타 연못 가에는 언제나 수많은 중환자들과 보호자들로 우굴거렸습니다.
다들 실낱같은 마지막 희망을 품고 물이 출렁거리기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렸습니다.
 
축제를 맞아 예루살렘으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벳자타 연못을 둘러보시다가 한 사람에게 시선을 고정시켰습니다.
예수님 눈에 띤 사람은 수많은 환자들 가운데 가장 불쌍한 사람이었습니다. 벳자타에서 가장 왕고참이었습니다.
 
38년간이나 중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는 평생토록 병마에 시달려온 사람이었습니다.
거기다가 보호자도 없이 하릴없이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물이 출렁거려도 넣어줄 보호자가 없었던 것입니다.
 
수많은 환자들가운데서 가장 가련하고 불행한 환자를 우선적으로 선택하시는 예수님의 측은지심과 연민의 마음이 유난히 돋보입니다.
소동이라도 일어날까봐 조용히 다가가신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묻습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요한 복음 5장 6절)
 
“선생님 그걸 말이라고 하십니까? 당연히 건강해지고 싶습니다. 제 두 발로 한번 똑바로 서보고 죽는게 소원입니다.
그러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요한 복음 5장 7절)
 
예수님께서는 그를 번쩍 들어 벳자타 연못에 넣어주시지 않습니다.
그저 한 말씀으로 치유의 은총을 선물로 주십니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요한 복음 5장 8절)
 
이 얼마나 은혜로운 말씀입니까?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이 예수님의 말씀은, 지금까지의 속박과 부자유의 삶을 청산하고 해방과 자유의 길을 걸어가라는 초대의 말씀입니다.
 
지금까지의 제한적인 삶의 방식, 낡은 삶의 방식을 버리고, 보다 넓은 세계, 또 다른 넓은 지평의 삶에로 넘어가라는 초대입니다.
 
안식일에 발생한 환자의 치유는 유다인들에게 큰 스캔들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은 38년 동안이나 고생했던 환자의 치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흥미도 없었습니다.
그저 안식일법을 어긴 예수님을 어떻게 처벌해야 할까만이 유일한 관심사였습니다.
 
오늘도 우리가 죄와 악습으로부터의 자유와 해방을 바라시는 예수님의 간절한 바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부단히 어제의 나와 결별하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새로운 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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