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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3-09 조회수 : 525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것일까?”

 

항상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더 잘 살기 위해 늘 나 자신을 다그치곤 했습니다. 잠을 줄여서 열심히 기도하고, 또 시간을 쪼개 쓰면서 열심히 하느님을 알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다른 사람은 정말로 열심히 산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나 스스로 그렇지 않음에 텅 빈 마음의 상태를 느낄 때가 참 많았습니다. 

토마스 머튼은 이를 ‘영적 쾌락’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기를 다그쳐서 영적인 것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물질적인 것에 대한 집착이 물질적 쾌락을 따르려는 이유인 것처럼, 영적인 것에 대한 집착 역시 다른 어떤 것에 대한 무절제한 욕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영적 체험만 할 수 없습니다. 이때 오히려 영적 교만에 쌓이기 쉽게 됩니다.

 

성당 안에 머무르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집안일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 어떨까요? 성당 사람들은 정말로 신앙심이 두터운 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세상 안에 살면서 세상의 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면 이는 영적 쾌락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자기처럼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잘못되었다면서 판단하고 단죄한다면 영적 쾌락을 넘어 영적 교만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 삶의 모든 과정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과 함께해야 합니다. 일상 삶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세상에 실천하면서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식의 판단이 생기는 순간, 영적 교만이 자리를 잡은 것이고 하느님의 뜻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하는 바리사이와 사람들의 업신여김을 받는 세리의 기도를 비교하십니다. 바리사이는 자신의 공로와 미덕을 하느님께 자랑하고 다른 이들을 멸시하면서 이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기 말만 하는 것입니다. 바로 영적 쾌락에 빠져 있으며, 이를 넘어 영적 교만의 상태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세리는 자신의 허물을 깨닫고 뉘우치면서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에 의지합니다. 하느님께 온전히 자신을 맡기는 상태, 이 순간에 비로소 모든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물질적인 쾌락에서만 벗어나면 그만이 아니었습니다. 영적 쾌락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야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하는 주님과 진정으로 함께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사람만이 의롭게 되어 하느님 나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정직하다. 혼자 있을 때는 자기를 속이지 못한다. 그러나 남을 대할 때는 그를 속이려고 한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하면, 그것은 남을 속이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을 속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에머슨).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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