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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5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4-02-24 조회수 : 550

사순 제2주일

자신을 내려놓을 때 참 생명이

 

[말씀]

1독서(창세 22,1-2.9.10-13.15-18)

그리스도교 전승과 마찬가지로 유다교 전승에서, 아브라함의 이사악 제물 봉헌 이야기는 철저한 영적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다. 아브라함에게 외아들 이사악은 자신의 뒤를 이을 또 다른 생명이었으며, 따라서 생명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대표하는 존재였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아들을 제물로 봉헌하려 했음은 결국 자신의 인간적 의지를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포기를 통해서 아브라함은 새로운 생명 곧 이사악을 되찾으며, 이로써 이사악은 이제 단순한 육체적 결실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적 선물로 머문다.

2독서(로마 8,31-34)

당신의 외아들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해서 하느님은 당신 자신을 온전히 내주시는 사랑으로 계시되며, 이를 믿어 고백할 때 우리의 신앙은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자리할 수 있다. 이런 신앙을 바탕으로 할 때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은 우리를 두려움 속에 떨게 하신다는 잘못된 신앙 개념을 떨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도 바오로가 의화’(義化)로 표현하고 있는 주님과의 참된 관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 이 만남만이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하며, 늘 새로운 삶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복음(마르 9,2-10)

베드로가 메시아로 고백한 예수님은 앞서 당신의 제자들에게 수난의 필요성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말씀하신 바 있다. 오늘 복음이 전하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이야기는 죽음에 부쳐질 그분의 현실적 운명을 넘어 이 죽음을 통해서만 가능한 부활의 영광, 새로운 생명을 희망하도록 초대하고 있으나, 제자들은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두려움 속에 더욱 빠져든다. 주님께서 부활하시고 성령이 강림하신 다음에야 비로소 제자들은 두려움에서 벗어나 새 생명에 대한 희망으로 부푼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새김]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생명에 대해 애착을 갖게 마련이다. 오늘 성경의 말씀들 역시, 다분히 역설적이기는 하나,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전제로 진정한 삶의 길과 그에 이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하느님과 우리 자신의 관계가 단순히 외적인 관계가 아닌 그 이상의 것, 곧 영적인 것이라면, 성경의 말씀대로 자기 자신을 철저히 버리는 삶을 통해 참 생명을 지향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참 생명은 오로지 하느님과 의로운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믿음을 드러낼 사순시기이다.

하느님과 의로운 관계는 그러나 우선은 인간 상호간의 의로운 관계를 통해 표현되고 체험된다. 가족, 이웃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로 자기의 것을 버리는 그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서로의 관계는 더욱 다져지고 지속될 것이다. 참 만남, 참 생명을 얻기 위해 버릴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신앙인다운 삶을 다짐하자. 자기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버리는 삶으로 하느님을 모시고 이웃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갈 사순시기이다.

 

버리는 것 이상으로 신앙의 기쁨과 보람은 증폭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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