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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0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2-20 조회수 : 648

 마태오 6,7-15 
 
모든 청원을 주님의 기도로 해야 하는 이유  
 
 
우리가 기도할 때 가장 분심이 드는 것 중의 하나는 ‘내가 청하는 것이 하느님 뜻에 맞는 것일까?’ 입니다.
그래서 조금 기도하다가 들어주시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거였구나!’ 하고 포기해버립니다.
하지만 꾸준함이 부족하여 들어주시지 않을 것일 수 있습니다.
이미 들어주셨다고 믿고 기도하면 주님께서는 다 들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내가 청하는 것이 어떻게 주님께서 들어주실 것이었음을 믿을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청하시기도 전에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고
하십니다.
그러니까 그것을 생각하기보다는 ‘주님의 기도’를 바치라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청하는 모든 것이 주님의 기도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 모든 청원을 포함합니다. 내가 청하는 것이 주님의 기도 안에 싸일 수 있다면 그것은 계속 청해도 됩니다.
그러나 내가 청하는 것을 주님의 기도를 통해 청할 때 왠지 어색하면 그것은 주님 뜻에 맞는 게 아닙니다.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모티브로 한 ‘내가 너를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란 영화가 있습니다.
카메론이란 친구가 한 고등학교에 전학을 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비앙카에게 첫눈에 반합니다.
비앙카는 캣이란 언니가 있었는데 캣은 성격이 유별나서 어떤 남자도 접근하지 못합니다.  
 
카메론은 돈 많은 친구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위태로운 재정 상황에 있는 매력적이지만 문제가 많은 남자 잭을 선택합니다.
잭에게 많은 돈을 걸며 캣을 꼬셔보라고 합니다.
잭은 돈도 벌 겸 캣을 꼬셔보기로 합니다.
처음엔 여러 번 차이지만 잭의 매력에 캣도 빠져듭니다. 
결정적으로 첫 키스 하려고 캣이 시도하자 잭의 양심이 발동합니다.
순진무구한 캣의 첫 키스를 돈 받고 장난으로 해버리는 사람은 되기 싫은 것입니다.
이에 캣은 자존심이 상합니다.
잭이 그런 일은 더는 하지 않겠다고 해도 카메론은 친구들을 선동하여 더 많은 돈을 겁니다.
잭은 진정한 마음으로 다시 캣에게 다가가고 그녀의 마음을 되돌려놓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돈을 받고 접근했다는 말은 하지 못합니다.
양심이 그를 계속 괴롭히고 결국 모든 것이 밝혀지고 맙니다.
커다란 상처를 입은 캣은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잭을 떠납니다.
그러나 잭은 자신이 모은 돈으로 캣이 소원하던 기타를 선물하며 용서를 청합니다.
이제 그는 돈을 받고 접근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캣은 다시 잭을 받아주고 둘의 진짜 사랑이 시작됩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도 우리 양심이 우리를 가로막습니다.
그 양심을 먼저 정화하지 않으면 내가 청하는 것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이 양심을 정화하는 역할을 주님의 기도가 합니다.
주님의 기도는 보통 기도가 아닙니다.
하느님 자녀만이 가져야 하는 양심을 선물하는
기도입니다.
그러니 내가 청하는 내용이 아니라 주님의 기도에 집중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의 기도 앞부분은 내가 청하는 것이 주님 뜻에 맞는지 알아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내가 청하는 것이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해드리는 것인지, 또 내가 하느님 나라에 머물게 하는 것인지, 혹은 아버지의 하늘의 뜻이 땅으로 내려오게 하는 것인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뒷부분은 내가 청하는 것들을 내가 청할 자격이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내가 하늘의 양식을 매일 먹고 있는지, 이웃을 용서했는지, 유혹 거리를 멀리하는지, 또 악에서 돌아섰는지를 살피게 합니다.
따라서 나 스스로 주님의 기도를 바치며 기도하면
내가 청하는 것이 주님께 청하기에 합당한 것인지 분별이 되고 또 합당하다고 여겨지면 이미 받았다고 믿어집니다.
그러면 반드시 이뤄집니다. 
 
모든 청원을 주님의 기도로 해야 하는 이유는 주님의 기도가 청하는 이의 양심을 정화하고
결국 하느님 자녀의 양심이 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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