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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1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4-02-10 조회수 : 550

연중 제6주일

누구도 마다하지 않는 신앙공동체

 

[말씀]

1독서(레위 13,1-2.45-46)

구약의 사람들에게 병, 그 가운데서도 나병은 개인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악으로 인식되었으며, 그러기에 나병에 걸린 사람은 공동체로부터 축출되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이 추방은 육체만이 아니라 정신적 고통을 동반했으며, 나아가 종교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나병환자는 결국 부정’(不淨)한 사람으로 낙인되어 공동체의 전례에 참여할 자격을 박탈당한다. 육체는 살아 숨 쉬고 있어도 죽은 인격으로 취급되었던 나병 환자에게 그리스도는 어떤 분이신가?

2독서(1코린 10,31-11,1)

사도 바오로는 우상에게 바쳐진 음식 섭취에 대한 문제에 대하여 명쾌한 답변을 제시하면서도, 그리스도교인의 기본자세를 잊지 말 것을 당부한다. 우상은 존재하지 않음으로 그 음식을 취할 수 있으나, 이 행위가 믿음이 약한 사람들에게 악표양이 된다면, 그들의 양심에 가책을 받게 하는 일이 된다면, 삼가라는 가르침이다. 바오로는 여기서 윤리적 영역을 벗어나 영적인 세계를 지향한다. “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도의 우선적 사명이었기 때문이다.

복음(마르 1,40-45)

나병환자 치유 사건은 단순한 기적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세상, 새로운 이스라엘의 출현을 알리는 의미 있는 이야기로 소개된다. 나병환자는 치유를 통해 사회적이며 종교적인 공동체에 합류할 자격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구약의 사람들에게는 축출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던 존재가 신약의 교회 안에서는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에 힘입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리한다.


[새김]

우리는 주위에서 각종 질병으로 인해 육체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나 가정을 자주 만난다. 우리 가운데는 그러나 그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힘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애써 외면하며 마음을 닫는 사람들도 있다. 가엾은 마음으로 손을 내밀어 대고 말씀하시며 병자를 낳게 해 주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병자와 가족들의 현실적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신앙인,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신앙인이 되자.

그러나 고통이 어디 육체적인 현실에 국한될 수 있겠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정신적 고통으로 신음하며, 우리의 따스한 마음과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가? 가난, 실직, 따돌림, 몰이해, 중상모략 등으로 영혼까지 피폐화되어 가는 우리 이웃들, 이들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줌으로써 이들이 결코 소외된 사람들이 아니라는 확신을 심어주자. 우리의 말 한마디나 몸짓 하나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대한 구원행위가 될 수 있다.

 

이웃의 고통이 우리를 구원의 몸짓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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