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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2-07 조회수 : 714

2024년 2월 7일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이탈리아 국영 텔레비전에서의 흥미로운 조사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자동차가 신호에 걸릴 때, 외국인 노동자가 서 있는 차의 앞 유리를 재빨리 닦습니다. 그때 운전자는 그들에게 동전 몇 닢을 건네곤 합니다. 그렇다면 동전이 가장 많이 걷히는 도시는 잘 사는 도시 밀라노인지 아니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나폴리인가라는 비교 실험을 한 것입니다. 어디일까요? 당연히 부유한 도시인 밀라노 사람들이 더 어려운 사람을 도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나폴리였다고 합니다.

 

새 성전을 지은 신부님께서는 본당에서 부유한 사람들이 많은 봉헌을 해서 성전을 지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실제로 봉헌금을 살펴보니 돈 많은 사람의 봉헌이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의 봉헌들이 모여서 이 아름다운 성전을 지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난해서, 또 여유가 없어서 봉헌하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였습니다. 예전에 만났던 한 자매님도 기억납니다. 성소국장으로 있을 때였는데 어떤 자매님께서 저를 찾아와서 신학생을 위해 써달라면서 후원금을 주셨습니다. 알고 보니 이분은 생활 보호 대상자였습니다. 신학생들을 후원하고 싶다는 마음은 가득했지만, 여유가 없어서 기도로만 대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하신 것입니다. 꽤 많이 받은 합의금으로 살림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주님께서 원하실 것이 무엇인지를 기도한 뒤에 성소자를 위해 써달라며 모두 가지고 와서 봉헌하셨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멋진 모습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유가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느냐가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만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마음을 깨끗하게 만들려고 하지 않습니다. 깨끗한 마음으로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데, 우리는 자기 마음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만을 신경 쓰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그 마음의 상태에 따라 사람을 깨끗하게도 하고 더럽게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은 율법의 준수만을 생각합니다. 율법을 잘 지킴으로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고, 그래야만 자기들이 하느님께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그들의 생각이 맞았을까요? 그들의 생각에 예수님께서는 “이 위선자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기의 마음은 전혀 보지 않으면서 겉으로만 올바르게 보이려고만 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잘 아십니다. 그래서 죄로 가득한 마음 역시 받아주십니다. 그러나 회개하지 않고,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위선의 마음은 절대로 받아주시지 않습니다.

 

 

오늘의 명언: 사람은 그 입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얻나니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고(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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