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7,14-23
우리 안에 들어간 좋은 것들이 폭력적인 에너지가 아니라 긍정적인 에너지로 변화되길!
강력한 한파의 후유증을 단단히 앓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보일러며 난방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번 스스로 해결해보겠다고, 몇 날 몇 일을 어두컴컴한 보일러실에 앉아 메뉴얼도 꼼꼼히 탐독하면서, 이런 시도 저런 시도, 백방으로 노력해보았지만, 별 진전이 없더군요.
할 수 없이 전문 기사님을 호출했는데, 정말이지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저기 쓰-윽 한번 훑어보시더니 즉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셨습니다.
초스피드로 분해와 교체, 수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울 난방이나 온수 문제로 답답해하고 있는 사람들의 구세주로 맹활약하고 계시는 전문 기사님의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전문가적 포스가 풀풀 풍기는 보일러 기사님을 바라보면서, 저희 같은 사제 수도자도 마찬가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목자가 가장 멋있어 보일 때는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제단에서, 말씀의 선포자로서의 전문가, 이웃 사랑 실천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수도자가 가장 멋있어 보일 때는 복음삼덕의 실천의 전문가, 균형 잡힌 공동생활의 전문가가 되는 순간이 아니겠습니까?
그리스도인이 가장 멋있어 보일 때는 공동선 실천의 전문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세상 안에서의 일의 전문가, 부모로서의 전문가, 교사나 기술자, 정치인과 관료로서 충만하고 기쁘게 살아갈 때가 아니겠습니까?
피정객들을 위해 한 번씩 왕창왕창 시장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
인간 존재라는 것 참으로 대단합니다.
평생토록 한 사람이 먹어치우는 양이 대단할 것입니다.
주식에 간식, 후식에 특식까지. 어디 그뿐인가요?
어마어마한 양의 술이나 음료, 안주까지...평생 먹은 것을 쌓아 올리면 대형트럭 몇 대 분량이 되겠지요.
우리 뱃속으로 들어가는 음식, 절대로 상한 것이나 부실한 것이 아니겠지요.
고마운 분들의 정성과 손길, 땀과 노고가 깃든 결과물, 정말 좋은 것들, 양질의 육류와 생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이 우리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 좋은 것들을 매일 수시로 섭취하는 우리입니다.
섭생의 결실이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안에 들어간 좋은 것들이 폭력적인 에너지가 아니라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변화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불행하게도 너무나 초라하고 부실한 것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마르코 복음 7장 20~23절)
좋은 것을 섭취한 우리에게서 보다 아름답고 고결한 것들, 가치있고 의미있는 것들이 나와
동료 인간과 세상,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면 좋겠습니다.
좋은 생각,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 순결, 자선, 생명 보호, 나눔, 호의, 정숙, 친교, 일치, 겸손, 지혜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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