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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2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1-23 조회수 : 672

2024년 1월 23일 연중 제3주간 화요일

 

 

“속았다”라고 말하는 어느 자매님이 있었습니다. 연애한 지 석 달 만에 서로 ‘내 남자, 내 여자’라고 생각했고, 곧바로 결혼까지 했습니다. 만날 때마다 마치 구름 위를 나는 것 같은 황홀감이 있었지만, 결혼과 동시에 하나씩 깨졌습니다. ‘내 사랑’이 아니라 ‘내 원수’가 되고 만 것입니다. 누군가 ‘결혼은 현실이다’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나면서, 이상과 현실은 완전히 다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기에, 나와 딱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것입니다. 치약 짜는 것도, 빨래를 벗어두는 것도, 청소하는 것도 모두 달랐고, 그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서 계속해서 싸웠습니다.

 

연애할 때의 그 감정이 이렇게 쉽게 사라졌을까요? 사랑이란 신기루 같은 것일까요? 사실 사랑에만 빠져 있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학창 시절에 공부 잘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에게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생긴 것입니다. 성적이 어떻게 되었을까요? 성적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으니, 공부가 되지 않는 것이었지요.

 

사랑은 다른 것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연애할 때는 다른 곳에 신경 쓰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오로지 상대방에게 맞춰서 사랑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이제는 불타는 사랑이 아니라 현실적인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즉, 나만을 바라보는 사랑이 아니라, 가정을 만드는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회생활도 잘해야 하고, 배우자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신경 써야 합니다. 이 밖에도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많아집니다. 따라서 사랑이 식은 것도 또 없어진 것이 아니라, 사랑이 익어갈 뿐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왔습니다. 혈연에 따른 가족이니 그 사랑이 더 지극해야 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혈연을 뛰어넘는 사랑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나라 안에서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이 사랑의 삶을 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라고 반하시면서, 믿음을 가지고 당신 주위에 있는 사람을 둘러보시며 이르시지요.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이제까지 다른 사랑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혈연관계처럼 가까운 사람에게만 행하는 사랑이 아니라, 모든 이를 향한 사랑을 실천할 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이로써 하느님 안에서 진정한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과연 하느님 안에서 한 형제로 새로운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묵상했으면 합니다.

 

 

오늘의 명언: 인생을 사랑하는 것과 탐욕을 부리는 것은 한 끗 차이이다(마야 안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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