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3,1-6
그는 손이 오그라들었지만, 그들은 정신이 오그라들었습니다!
언젠가 사고의 여파로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뵌 적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의외로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시더군요.
같이 식사를 하는데, 아무 불편 없이 젓가락질을 하는 저, 그래서 깻잎이든, 김이든, 콩자반이든
무엇이든 척척 집어먹는 저에 비해서 그분의 식사는 얼마나 힘겨웠는지 모릅니다.
무엇보다도 내적, 심리적 위축이 큰 것이더군요.
저는 상대방의 그런 상황도 모르고 반가워서 악수를 청했는데, 한참을 머뭇거리시며 굉장히 난처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그러니 사람 만날 때마다 얼마나 망설여지고 또 난감하겠습니까?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사람도 손이 오그라들어있습니다.
오그라든 손으로 인해 그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갖은 고초가 손에 잡힐 듯이 선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 회당 안에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보다 더 문제가 심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들, 다시 말해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얼마나 오그라들었던지 모릅니다.
밥 먹고 고작 하는 일이 예수님 뒤를 캐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사건건 챙겨가며 간섭하며 그렇게 예수님을 따라다니고 있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손을 뻗어라."고 외치신 대상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보다 마음이 오그라든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우리를 향해서 “손을 뻗어라.”라고 외치십니다.
왜 그리도 내면이 꼬이고 꼬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뭐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왜 그다지도 이웃들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모르겠습니다.
때로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려고 기를 쓰는 모습이 율법학자나 바리사이 저리가라입니다.
이런 우리를 향해 던지신 예수님의 외침이 바로 "손을 펴라."인 것입니다.
“그는 손이 오그라들었지만, 그들은 정신이 오그라들었습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치유 받았지만, 그들의 오그라든 마음은 치유 받지 못했습니다.”(아타나시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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