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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1-14 조회수 : 693

요한 1,35-42 
 
메시아를 진정으로 만날 때 일어나는 일 
 
 
죄의 원인은 한 마디로 ‘불안’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주시러 오신 것이 ‘평화’입니다.
미국에서는 건전하게 살던 청년들이 베트남 전쟁 때 20% 정도가 헤로인을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쥐 실험에서도 쥐 한 마리를 가두어두고 일반 물병과 마약이 든 물병을 두면 대부분 쥐는 약물이 들어있는 물병에 집착합니다.  
 
그런데 1970년에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는 쥐가 과연 마약에 중독된 것인지, 환경 탓인지를 고민하여 새로운 실험을 합니다.
그는 인턴으로 일할 때 만났던 한 환자를 떠올렸습니다. 
그 환자는 크리스마스 때 쇼핑몰에서 산타클로스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올라가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이 자기에게 맞지 않았던 그는 헤로인의 힘을 빌려 무대에서 여섯 시간 동안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중독은 중독 자체가 아니라 스트레스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쥐들의 천국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놀이기구들과 친구들, 짝짓기도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쥐들은 약물이 든 물을 섭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베트남에서 돌아온 군인들은 어땠을까요? 미국으로 돌아온 군인들은 95%가 자발적으로 헤로인을 끊었습니다.
헤로인으로 관계에서 오는 행복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인간이 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이제 아주 자명합니다. 천국을 만나면 됩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는 천국을 맛보지 못합니다. 오히려 두렵습니다.
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고 상처받을지 두렵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두 제자는 예수님께 ‘선생님’이라 부르며 묵으시는 곳을 묻습니다.
그리고 그분과 함께 묵은 다음에는 동료들에게 가서 “우리가 메시아를 만났소!”라고 외칩니다.
그들에게 천국이 시작된 것입니다.  
 
TVING에서 방영된 ‘이재, 곧 죽습니다’는 우리가 메시아를 만나는 과정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 최이재는 대기업 입사 면접을 보러 갈 때 차에 치여 자살을 한 남자가 죽어가며 자신을 부여잡는 바람에 면접을 망칩니다. 
 
7년간 갖은 고생을 하며 다시 도전하곤 했지만, 월세도 내지 못하고 쫓겨납니다.
애인 앞에서도 더는 당당할 수 없어서 헤어지자고 하고 “죽음은 내 고통을 끝내주는 수단일 뿐!”이라고 하며 빌딩에서 뛰어내립니다.
그때 엄마에게 전화가 왔지만, 늦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살아납니다. 
자기를 ‘죽음’이라고 말하는 한 여자를 만납니다.
그는 죽음을 한낮 자기 고통을 끝내는 도구로만 여긴 최이재에게 벌을 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열두 번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 살게 합니다.
다양한 삶을 겪으며 그는 모든 삶은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심지어 타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니 누구도 자신의 희생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자신으로 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비참함 속에 가장 비참한 한 가장의 몸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열한 번째 몸도 빨리 끝내버리려고 도로로 뛰어듭니다. 
 
그때 죽어가며 7년 전의 자기가 걷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손을 붙잡고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저주했던 그 사람이 바로 죽음을 하나의 고통을 끝내는 도구로만 여겼던 자기 자신이었던 것입니다. 
 
마지막 열두 번째는 엄마의 몸으로 들어갑니다. 엄마가 자기를 키우며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리고 자기 죽음으로 얼마나 고통을 받았는지 깨달으며 죽음 앞에서는 자기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자 엄마의 몸으로 살아가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해집니다.  
 
이것이 메시아를 만난 사람의 모습입니다.
저도 “그래, 너 나에게 많이 주었니? 난 네게 다 주었다.”라고 하실 때 내가 무슨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주님을 대하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교만하니 사람을 대하기가 두려웠고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입니다.
그들을 통해 나의 비참함을 깨닫기를 원치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니 처음 신학교는 지옥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을 만나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알게 되자 신학교는 천국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순간에는 스트레스가 적으니 그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빼앗는 죄는 멀리하게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도 “내가 메시아를 만났소!”라고 외치고 싶다면 죽음과 같은 존재 자체이시고, 사랑 자체이시고, 생명 자체이신 분 앞에서 ‘무’(nothing)이 되는 체험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죄에서 벗어나고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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