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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1-12 조회수 : 682

어느 신혼부부가 집들이로, 신랑이 결혼 전에 열심히 활동했던 본당 청년회 사람들을 초대했습니다. 사실 이 초대는 아내가 먼저 제안한 것입니다. 젊은 시절 열심히 활동했던 남편의 친구들을 초대하면 남편이 좋아하리라 생각했던 것이지요.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남편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마음이 집들이하면서 좋지 않아졌습니다. 남편이 특별히 청년회 안의 여성들과 유난히 친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질투인가?’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남편이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았습니다. 자기는 부엌에서 나오지 못할 정도로 바쁜데 도와주기는커녕 한 번도 들여다보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남편 친구들이 도와준다고 들어왔지만, 남편은 자기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손님들이 모두 간 후, 이 부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내가 먼저 “여자 친구들 오니까 너무 좋아하더라.”라며 빈정대듯 말했고, 이 말에 “네가 초대하라며?”라며 대꾸합니다. 남편의 말이 틀리지 않았지요. 그러나 너무 서운했고 화가 나는 등 부정적 감정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누구의 문제일까요? 아내는 처음에 가졌던 좋은 마음을 잃어버려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의 호의를 대수로이 생각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둘 다 사랑 자체에 집중해야 했던 것입니다. 자기 뜻을 따르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그 자리에 사랑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늘 사랑을 말씀하셨고, 이 사랑 안에 머물러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사랑은 굳은 믿음을 통해서 완전해집니다. 우리 인간의 불안전한 사랑을 넘어 주님의 완전한 사랑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지붕을 벗겨서 중풍 병자를 예수님 앞으로 내려보낸 사람들의 믿음을 보시고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 2,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중풍 병자와 함께 한 사람들과 병자가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병자가 낫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랑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율법 학자 몇 사람의 모습입니다. 그들은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는 말에, 하느님을 모독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통 속에 있는 중풍 병자의 치유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에 대해 당신 신성을 보여주십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 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마르 2,11)

 

주님께서는 사랑이 있는 곳에 당신 사랑으로 응답해 주십니다. 그래서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다가가야 합니다. 더군다나 중풍 병자를 내려보낸 사람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를 고쳐 주시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사랑으로도 충분히 이웃을 도와줄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어떤가요?

 

 

오늘의 명언: 책임감을 가지는 일은 사랑을 하는 연습이다. 사랑이 피어오르기 위해서는 자기 마음 속 두려움을 마주하고, 이해하고, 끌어안고, 감당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임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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