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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8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1-08 조회수 : 726

마르코 1,7-11 
 
주님, 이러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은 요르단강에서 그토록 오랜 세월 기다렸으며 갈구해왔던 주님과의 은혜로운 만남을 체험합니다.
그런데 첫 만남의 순간 예수님의 파격적인 모습에 깜짝 놀라는 동시에 큰 감동을 받습니다. 
 
아마도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과의 만남의 순간에 대해 오랜 세월 동안 꿈꾸어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거듭했을 것입니다.
그분을 만나면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나?
그분을 만나면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하나?
그분께서 나를 보시고 과연 어떤 말씀을 하시고 어떻게 처신하실까? 
 
혹시라도 선구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질책하시지는 않을까?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나를 당신 품에 꼭 끌어안고 등을 두드리시면서 잘했다고 칭찬하실까?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을 만나자 마다 다른 죄인들과 똑같이 세례를 받으려고 무릎을 털썩 꿇습니다. 
 
너무나 당혹스러웠던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일으켜 세우면서, 강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주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종인 제가 주님께 세례를 받아야 마땅한데, 이러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아무 말씀 하지 않으시고, 다시금 무릎을 꿇고 묵묵히 세례자 요한의 세례를 기다리십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마굿간 탄생부터 시작된 일관된 겸손의 덕을 계속 유지하셨습니다. 
 
주인이시지만 종 앞에 무릎을 꿇으셨습니다.
하느님이시지만 한 인간 앞에 고개를 숙이셨습니다.
이토록 겸손하신 예수님의 모습에 하늘 아버지께서도 깊은 감동을 받으신 나머지 이렇게 외치셨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세례자 요한 역시 이러한 예수님의 한없는 겸손 앞에 큰 감동을 받습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예언자로서의 소명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를 예수님의 모습에서 온몸으로 배웁니다. 
 
구세주 예수님께서 무대 위로 올라가시도록, 그분의 빛이 떠오르는 강렬한 태양처럼 활활 타오르도록 자리를 마련해드리는 것, 그리고 자신은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조용히 사라지는 석양처럼 조용히 물러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우리의 만남은 어떠합니까?
세상 사람들은 우리와의 만남을 통해 사람들은 우리의 겸손한 모습, 우리의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습니까?
세상 사람들은 우리 공동체 생활, 내 삶의 모습을 통해 회개의 삶을 시작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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