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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8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1-08 조회수 : 954

마르코 1,7-11 
 
세례받은 사람은 아침을 이런 기분으로 시작한다  
 
 
1946년 정월 초하루, 경북 금릉군 조마면에서 제사를 준비하던 김씨 문중 사람들은 종손 며느리의 진통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제사도 늦추며 기다린 아이는 종갓집 첫 딸이 되었습니다.  
 
“내 눈물을 채우자면 한강도 넘칠 거예요.
항상 ‘너는 안 돼’라는 말을 듣고 자랐어요.
정월 초하루에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그녀의 남동생은 아버지에게 얻어맞는 누나를 지키려다 아버지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그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런 환경을 도저히 견딜 수 없던 그녀는 무작정 미국으로 떠나왔습니다.  
 
“영어 한마디 못 하는 조그만 동양 여자아이를 누가 좋아했겠어요?
‘내 이름은 김태연입니다.
여러분의 친구가 되고 싶어요.’라고 쓴 종이를 들고 100군데 넘는 집을 돌아다녔어요.
딱 세 군데에서 문을 열어 주더라고요.
끊임없이 두드린 결과, 사람들이 마음을 열어 주었어요.” 
 
미국인과 결혼 후에는 시댁 식구들에게 “역시 미개한 나라에서 온 사람은 별수 없다니까” 라며 인종차별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두 번의 유산, 그리고 오래가지 못한 결혼생활.
이후 살아남기 위해 청소부, 웨이트리스, 주유소 직원 등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해야 했습니다. 
 
열심히 사는 와중에 자궁암 진단을 받았고 커다란 교통사고까지 당해 몸도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태권도를 할 줄 알았는데 그 덕분으로 학교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게 되었고 그 덕분으로 아이들을 아홉이나 입양하게 됩니다. 
 
자녀들은 그녀에게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주었습니다.
창업의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청소 일을 할 때였습니다. 
자주 보이는 곰팡이를 보며 ‘저 곰팡이를 모두 없앨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양아들 둘과 함께 이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설립한 ‘라이트하우스’는 반도체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미세먼지 측정, 화학적 오염 등을 만들고 정화하는 시스템으로 미국 100대 우량기업으로 동종업계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 아는 그녀의 구호는 이것입니다.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그도 할 수 있고, 그녀도 할 수 있는데, 나라고 못하겠습니까?) 
 
그녀가 인터뷰한 뒤에는 성모님 사진이 있고 십자가 목걸이를 하는 것을 즐깁니다.
아마 천주교 신자일 것 같습니다.
동생의 죽음도 분명 그녀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자기 목숨보다 누나의 목숨을 지켜 주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종교도 분명 한몫하였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이를 위해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깨달으면 세례를 받은 것입니다.  
 
그러면 세례를 받은 이의 하루는 어떨까요? 김태연 회장은 152cm의 작은 키이지만, 한국이 낳은 여자 삼손으로 불리며 천재들이 몰려있는 1,000여 명에 이르는 자기 회사 직원들을 호령합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저는 일을 힘들다고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너무나 저를 반짝반짝하게 해주고 제 가슴을
설레게 하고, 또 무슨 연애를 하는 것처럼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또 신부가 된 것처럼 그냥 이렇게 마음이 막 들뜨기도 하는 거죠. ” 
 
이것이 세례를 받은 이의 특징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을 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께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시며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자녀임을 알려주십니다. 
 
하느님의 자녀는 물론 자녀로서의 일도 해야 하지만, 그러한 일을 할 능력도 받았습니다.
그러니 하루하루가 하느님 자녀로서의 자신을 증명해가는 시간이기 때문에 아침부터 설레지 않을 수 없습니다.  
 
훌륭한 운동선수들에게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기자들이 묻습니다. 
“지금 긴장되지 않나요?” 그러면 선수들은 말합니다. “아니요, 오히려 흥분됩니다.” 
 
이것이 성공을 보장하는 기분입니다.
그만큼 이길 자신이 있는 것이고 믿는 대로 됩니다.
한 직원은 김태연 회장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거 알아요? 그녀는 세상을 볼 때 엄청난 장애물을 보지 않아요.
그녀는 허들을 보죠. 모든 사람이 넘을 수 있는 그런 허들을요.” 
 
그녀도 맞받아칩니다. 
“절대 포기하면 안 돼요. 당신 꿈을 다른 사람이 훔쳐 가게 두지 말아요.
그 꿈은 당신 거예요. 오직 당신 거죠.” 
 
아기들은 걸음마도 제대로 못 할 때부터 이미 부모처럼 뛰어다닐 수 있음에 가슴설렙니다.
그리고 언젠가 하게 될 그 목표를 위해 오늘 할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설레는 마음으로. 이것이 세례받은 이가 아침을 시작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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