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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7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4-01-06 조회수 : 758

주님 공현 대축일

어두움을 밝히는 빛

 

[말씀]

1독서(이사 60,1-6)

유배시대 직후 아직 성전은 재건되지 않았으나, 익명의 제3이사야 예언자에게 예루살렘은 페르시아 제국에 병합된 자그마한 나라의 수도를 뛰어넘어 이 세상 신앙의 중심지로 자리한다. 예루살렘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실 곳, 이 영광의 빛에 인도되어 오늘 복음 속의 동방박사들을 포함한 뭇 민족이 주님을 높이 찬양하러 모여들 곳, 새 이스라엘의 신앙의 중심지가 될 성도(聖都)이기 때문이다.

2독서(에페 3,2-3.5-6)

수인(囚人)의 몸이 된 바오로는 감옥에서 하느님께서 자신을 통해 이루신 작품의 의미에 대하여 묵상한다. 하느님의 신비를 이해하고 수용하기 위해서 모든 인간에게는 인내와 끈기, 부단한 신앙적 성숙이 요구된다. 이 신비는 유다인과 이방인 사이의 종교적이며 민족적인 갈등 극복으로 상징되는 인간 상호간의 진정한 화해를 전제로 수용 가능한 하느님의 심오한 계획을 말한다. 성령의 인도와 빛이 절실하다.

복음(마태 2,1-12)

이스라엘의 오랜 기다림에 예수님이 진정 어떻게 응답하고 계신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복음저자 마태오는 동방박사의 방문 이야기를 소개한다. 부와 지혜를 겸비했던 동방박사들, 예전에는 이스라엘을 짓누르는 데 자신들의 부와 지혜를 활용했던 이들이 예언자들의 말씀에 귀 기울임으로써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동족에 의해 핍박받으실 아기 예수님을 찾아뵙고 경배한다. 이와 같은 역설적인 방법으로 예언자 이사야의 말씀은 성취된다. 신앙의 공동체인 새 이스라엘이 옛 이스라엘을 대체하며 세상의 빛으로 떠오른다.


[새김]

새로운 한 해를 여는 새해 벽두에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어떻게 현존하시는지를 조용히 묵상하는 시간으로 출발하도록 하자. 동방박사들처럼 시대의 징표에 귀 기울이는 자세, 그러고서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자세가 요구된다. 우리를 인도하던 빛이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더욱 용기를 내어 꾸준히 찾아 나선다면, 그 빛이 다시 우리의 길을 밝혀 주리라는 희망으로 이 한 해를 열도록 하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 속에 주님은 우리를 당신 빛으로 감싸주시며 인도해 주시리라 굳게 믿는 마음으로 말이다.

우리를 인도했던 그 빛, 우리를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이라는 큰 기쁨으로 이끌었던 그 빛,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제 우리가 그 빛이 되어 새로운 한 해를 열어나가자.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 알고는 있지만 겪고 있는 크고 작은 고통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 또는 그 고통이 너무나 벅차 언제부터인가 신앙까지 소홀히 하게 된 사람들과 함께 신앙의 기쁨을 찾고 나누는 한 해로 꾸며나가자. 함께 하려는 선한 마음으로 한 해를 열 수 있다면, 결과가 비록 달리 방향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용기와 보람을 잃지 않을 것이다.

 

신앙의 기쁨 속에 몸과 마음 건강한 한 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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