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2,1-12
사랑은 오고 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한적한 어촌에 와서 살기 시작한 지가 벌써 4년이 넘어갑니다.
읍에서도 4~50분 더 들어와야 하니 적막강산입니다.
답답해서 어떻게 사느냐는 묻는 분들도 계시는데, 살아보니 좋은 점들이 참 많습니다.
훈훈한 이웃 인심이 참 좋습니다.
대자연 속에 현존해계시는 하느님을 자주 뵐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하루 해가 저물 무렵, 주님께서는 어김없이 제게 선물 하나를 건네십니다.
하루동안 얼마나 고생많았냐며, 황홀한 저녁 노을을 제게 펼쳐 보여 주십니다.
한폭의 그림같은 서녁 하늘을 바라보며 천국의 한 모퉁이를 구경하는 느낌입니다.
해가 떨어지면 또 다른 광경이 펼쳐집니다.
도심의 풍광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그야말로 캄캄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세상에 별이란 별들이 총집합해있습니다.
어린 시절 자연 시간에 배웠던 북두칠성이며 환한 금성이며...
총총한 별들을 바라보며 인생무상함을 온몸으로 체험합니다.
광대무변한 우주와 그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크고 위대하심 앞에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아무리 난다 긴다 잘난 체 하지만, 티끌이요 먼지인 것을...
오늘 우리는 또 한 번의 성탄인 주님 공현 대축일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동방 박사 세 사람은 구세주의 별빛만을 바라보며 멀고도 오랜 여행길을 충실히 걸었습니다.
그들의 시선은 주님의 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밤만 되면 온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그 결과 구세주 예수님의 탄생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목격하는 지상 최고의 영예를 얻었습니다.
인생 최고의 목표를 이룬 동방 박사 세 사람은 구세주를 뵙게 되면 바치려고 준비한 귀한 선물,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보물 상자에서 꺼내, 막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 앞에 바쳤습니다.
사랑은 일방적이어서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사랑은 오고 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하느님과 우리 인간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맨날 이것 주세요, 저것 주세요, 하느님께 청하기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어린 자녀의 마음으로 능력이 출중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청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아버지께 효도하는 마음으로 아버지께 좋은 것을 선물로 드릴 필요도 있습니다.
그렇게 될 때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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