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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1-06 조회수 : 650

복음 : 마르코 1,7-11 
 
마음을 준다는 것 
 
 
전에 한 자매가 저를 좋아한다는 표를 하기에 저는 그러면 저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 자매는 저에게 ‘마음’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사랑하면 육체까지 포함해서 ‘모든 것’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여자가 ‘마음’을 준다는 것은 ‘모든 것’을 준다는 말이에요.”라고 하였습니다. 
 
마음은 보이지 않아 정말 주는 것인지, 혹은 주는 척만 하는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시간이나 노력, 모든 행위 등을 함께 주지 않는다면 마음을 주었다고는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단 몇 분도 행동으로 상대를 위해 사랑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마음을 주었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가장 중요한 것을 준다는 말은 곧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동시에 준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실천이 따르지 않는 믿음도 죽은 믿음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자신은 물로써 세례를 주지만, 그리스도는 성령으로 세례를 주신다고 하십니다. 
 
성령은 그리스도께서 가진 전부입니다.
그러나 요한은 하느님이 아닌 사람으로서 성령을 지니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물을 통한 회개의 세례 밖에는 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주신다는 말은 동시에 그 분의 신성-인성, 모든 것을 주신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마음을 준다고 했을 때 자신의 육체까지도 포함하는 것처럼, 그리스도께서 성령님을 주신다고 하셨을 때는 그 분의 몸까지도 주신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본래 하느님이셨고 영이셨습니다.
그리고 마리아로부터 육체를 취하셨습니다.
이 영과 육은 이제 서로 ‘갈라질 수 없이’ 하나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부활하셔서도 영혼만 부활하신 것이 아니라 그 육체도 함께 부활하신 것이고, 그 육체는 십자가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살아있을 때의 바로 그 육체입니다. 
 
개신교 신자들에게는 성체성사도 하나의 밀떡과 포도주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오늘 독서에 나오듯이 그리스도께서는 물로만 오신 것이 아니라 피로도 오셨습니다.
여기에서 물이란 신성을 상징하고 피는 인성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고 요한은 증언합니다.
당시에 예수님께서 진짜 인간의 육체를 지니고 오셨다는 것을 부정하는 영지주의자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요한은 물로써만 오신 것이 아니라 참 인간의 육체, 즉 피로써도 오셨다고 증언하는 것이고, 이 영적인 측면과 육적인 측면의 결합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거짓말쟁이요 적그리스도라 칭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분께서 몸을 주신다는 것은 그와 함께 결합되어 있는 영, 신성, 성령님을 함께 주신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그 분의 육체, 즉 몸을 먹지 않으면 그 분의 신성에 참여하지 못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나에게 하는 사랑의 행위, 즉 선물을 주거나 하는 등의 모든 사랑의 표현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동시에 그 사람의 사랑의 마음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받아먹으라고 하셨던 육체를 믿고 받지 않는다면 동시에 주시는 그 분의 신성 또한 받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둘은 더 이상 갈라놓을 수 없게 일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요한은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물만이 아니라 피로써 세상에 오셨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물은 신성이고 피는 인성입니다.
이 신성과 인성은 성령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증언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
그분께서 바로 물과 피를 통하여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물만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신 것입니다. 
 
이것을 증언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곧 진리이십니다. 그래서 증언하는 것이 셋입니다.
성령과 물과 피인데, 이 셋은 하나로 모아집니다.” 
 
성체를 모셔야 성령님이 오십니다.
사제의 사죄경을 받아야 죄가 용서됩니다.
물로 세례를 받아야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기름 바름을 거부하지 말아야 성령의 인호가 새겨집니다. 
 
이 모든 상징적이고 물질적인 행위들이 보이지 않는 은총이 되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언어, 즉 물질을 당신과 하나가 되게 결합시키시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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