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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3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3-12-31 조회수 : 594

성탄 8부 내 주일을 성가정축일로 지내는 것은 의미가 깊다. 오늘 축일은 사실 성탄축일의 연장이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탄생에서 도구 역할을 한 마리아와 요셉에게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전례에서 나자렛 가정을 모델로 제시하면서 ‘가정’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게 해준다. 우리는 나자렛 가정을 통해 자신들을 재발견할 수 있을 때, 올바른 가정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 
 
나자렛 가정이 항상 모든 가정의 모델로 제시되는 것은, 가정이라고 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도 변할 수 없는 사랑이 타오르게 하는 능력(에페 5,25-33 참조)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랑이 가정의 근본이다. 사랑이 없는 가정은 그 기능을 잃고 만다. 사랑은 가정을 하나로 만들고 그 안에 하느님을 모시는 교회가 된다. 
 
제1 독서는 제4계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공경을 드려야 할 때와 그 자세에 대해서 말한다. “얘야,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집회 3,12-13). 부모에 대한 공경은 성경의 가르침으로 숭고한 인간성의 표현이며 신앙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즉 부모공경은 바로 자기의 죄를 벗는 길이며, 자기의 기도를 주님께서 들어주시는 보증이 된다. 그것은 가정이 주님께서 원하신 제도이며, 그분의 사랑 계획에 들어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복음: 루카 2,22-40: 아기는 자라면서 지혜가 풍부해졌다. 
 
오늘 복음을 통하여 가정축제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은 그리스도께서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생활, 즉 우리와 같은 많은 문제와 어려움이 있는 일상의 가정생활을 거쳐 우리 가운데 오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리아의 신비스러운 잉태와 그 때문에 은밀히 파혼하려 했던 요셉의 마음(마태 1,18-25 참조)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나자렛 가정은 가정이 근본적으로 사랑에 근거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바로 요셉의 행위는 사랑에 근거한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하느님께 봉헌으로 이해하는 ‘예수를 성전에 바치는 행위’(22-24절)이다. 이 봉헌은 장차 십자가 위의 봉헌을 예견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머니의 태중에서 피어나는 생명은 오직 하느님에게서 오기 때문에 그 생명을 사랑과 감사의 ‘봉헌’으로서 그분께 되돌려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부모라고 하더라도 막 피어나려는 생명을 질식시켜버린다면 그들은 살인죄뿐만 아니라 불경죄까지도 범하게 된다. 
 
셋째는 마리아가 아들의 운명에 동참하신다는 것이다.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35절). 이것은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속죄 고통에 참여함을 암시한다. 이것은 교육적인 가르침이 있다. 즉 가정을 이루는 사람 각자가 다른 가족들을 위해 살고 또한 그들의 문제를 자기 문제로 알며, 다른 사람을 자기 기준에 맞추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각자의 특성에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때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39-40절). 이제 성가정은 단순한 일상의 생활로 돌아간다. 즉 모든 가정의 모범이 되기 위해 다른 가정들과 같은 평범한 가정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아마 그 가정은 물질적으로 넉넉지 못한 가정일 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부족하지 않았던 것은 모든 사람을 이해하는 무한한 사랑을 가졌고, 하느님께서 그 “아기”에 대해 특별히 쏟으신 사랑이 있다. 
 
그러기에 그 가정은 하느님과 대화할 줄 아는 가정이었고 하느님의 은총과 빛을 향해 모든 것을 개방한 가정이었다. 이 때문에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나자렛 가정을 향한 영적 여행을 하여야 한다. 거기서 ‘가정’의 본질을 사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나자렛 가정이라고 해서 특별한 가정이 아니었다. 우리와 똑같은 삶을 살고 아픔이 있고, 어려움이 있고, 고통도 있었던 그런 평범한 가정이었다. 그러나 거기에는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무에 충실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다른 사람이 하느님 안에 올바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사랑으로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가정을 우리도 본받아 닮아간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모든 것을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 앞에 승화시켜 계속적으로 봉헌할 수 있는 삶으로 그 가정을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가정을 이루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고 이러한 가정이 되도록 또한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자. 
 
사도 바오로는 남편과 아내의 의무에 대해 말하면서도 그 의무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실현해야 할 사랑의 기본적인 의무와 결부시켜 말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신앙인들 존재의 본질이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이기 때문이다(콜로 3,12-14 참조).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당시 가족들의 의무를 말하는 것으로서 새로운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님 안에 사는 사람”(콜로 3,18)이라 함으로써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차원으로 이끌어 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사랑이다. 사랑은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등 각 사람의 품위와 인격을 평등하게 인정케 한다. 그러면서 사랑으로 가족들 간의 화목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가족들의 책임을 말하고 있다(19-21절 참조). 그러면서 그리스도교적 관점을 가정 공동체에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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