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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3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3-12-30 조회수 : 653

요즘 젊은 사람들이 버릇없고 무례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세대 차이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나이 많으면 예의가 넘치고 무례하지 않을까요?

 

우연히 뉴스를 보다가 어느 국회의원이 상대 당 국회의원을 향해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라고 큰소리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더 예의 없고 무례해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국회의원이 젊은 사람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분명히 손자 둘 셋은 있을 법한 나이였습니다.

 

버릇없음과 무례함은 나이와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보다 예민한 사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떤 자극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상대는 무례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의 없다며 다시는 상종해서는 안 될 사람이라며 외면할 것이 아니라, 단지 생각이 다를 뿐이라면서 받아들일 여유가 필요한 것입니다.

 

자기 말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상대의 말도 옳을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틀렸다면서 예의 없고 무례하다고 말하기보다, 그런 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상대방을 존중해야 합니다. 이런 사람만이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이 제게 눈물을 흘리면서 “하느님께서는 왜 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아요? 제가 한 달 동안 얼마나 열심히 기도했는데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자기 상황만을 보고 하느님은 제대로 보지 않는 모습입니다. 자기가 보기에는 한 달이면 정말로 열심히 기도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하느님께서는 부족하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예수님도 서른이 되어서야 공생활을 하셨지요. 자그마치 하느님의 일을 위해 30년 동안 준비하셨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한나 예언자는 어떠한가요? 그녀의 삶에 대해 복음은 이렇게 전해줍니다.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루카 2,36-37)

 

보통 15살쯤에 결혼했던 것을 기억하면, 60년 이상을 성전에서 단식하고 기도하면서 하느님을 섬겼던 것입니다. 그 삶이 과연 쉬었을까요? 아닙니다. 그런데도 아기 예수님을 보고는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사람들에게 예수님에 대해서 알리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했습니다.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던 한나 예언자를 떠올리면서, 우리 역시 섣부른 판단으로 하느님 바라보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우리 삶 전체에 퍼져있는 하느님의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도 큰 기쁨 안에서 감사의 기도를 바칠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의 명언: 좋고 나쁜 것은 없다. 단지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윌리엄 세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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