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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3-12-29 조회수 : 897

복음: 루카 2,22-35 
 
자신이 원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래서 사랑하는 사람의 차이 

 
 
오늘은 예수님께서 성전에 봉헌된 내용의 복음을 읽습니다.
예수님은 성모님에 의해 봉헌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면 예수님은 굳이 봉헌될 필요가 없는 분이십니다.
어차피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성모 마리아에 의해 봉헌됩니다. 
 
성모 마리아에 의해 봉헌되었다는 사실은 그분의 영혼이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이라는 시메온의 말에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왜 하느님이신데도 또 하느님께 봉헌되셔야 할까요? 그것도 인간의 손에 의해서. 
 
하느님의 성전에 봉헌된다는 말은 하느님의 뜻에 봉헌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집은 뜻과 같습니다.
하느님의 뜻 안으로 들어가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그냥 하면 되지 왜 아버지의 뜻에 따라 해야 할까요?
예수님은 혼자서 사랑할 능력이 없으셨던 것일까요? 
 
‘애덤 그랜트’는 자신의 책 『기브앤테이크』에서 내어줄 줄 아는 사람, 남의 행복을 우선으로 삼는 사람, 이타적인 사람이 세상에서도 성공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사람을 그는 ‘기버(Giver)’라고 합니다. 
 
이와 반대로 자신만 알고 남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을 ‘테이커’(Taker)라고 하는데, 이들은 세상에서 대부분 힘든 삶을 살아간다고 합니다. 
 
이 중간에 있는 사람이 받는 만큼 주겠다는 사람인데 ‘매처(Macher)’입니다.
이들은 월급으로 받는 만큼 일해주기 때문에 중산층을 형성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가장 성공하는 사람도 기버이지만 가장 망하는 사람도 기버라는 것입니다.
기버는 마음이 착해서 남이 보증을 서달라면 이유 불만 않고 서주고, 남이 승진하도록 도와주며 그래서 남에게 이용당하고 돈도 못 법니다. 
 
중요한 것은 왜 어떤 기버는 성공하고 어떤 기버는 실패하느냐입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애덤 그랜트 자신이 대학 초년생 때 아르바이트를 한 일이 있습니다.
처음 맡았던 아르바이트는 ‘레츠고’라는 여행 책자를 만드는 회사에 광고 판촉이었습니다.
관리자는 근무 첫날 고객 명단을 건네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레츠고 관광 가이드 광고비로 작년에만 30만 달러를 낸 사람들이야.
전화를 걸어서 다시 광고를 싣도록 설득해봐.” 
 
겨우 열여덟 먹은 대학생이 회사 중역들에게 내년에도 광고를 실어달라고 말하는 것은 여간 긴장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그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여행사 경영자 스티븐이었습니다.
그는 다짜고짜 화를 냈습니다. 
작년에 그 여행사 광고에 나갔던 여행사 주소와 이메일이 이미 쓰지 않는 오래되고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그는 그 이메일과 주소를 유지하기 위해 지급된 수백 달러를 빼주지 않으면 광고를 싣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광고는 그 위치와 크기에 따라 가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던 그랜트는 10% 광고비를 깎아주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회사방침에 어긋나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전화를 하다 보니 세 번 더 깎아주어야 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다시 광고를 싣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매우 많았습니다.
작년 재광고율은 95%였는데, 그랜트는 거의 회사에서 잘릴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때 광고부 부팀장을 만납니다.
그녀는 작년 그랜트의 자리에서 일하며 30만 달러라는 수익을 올린 사람 때문에 업무가 늘어나 새로 생긴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일하며 학비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랜트는 자신이 하는 일의 역량에 따라 자리가 더 만들어지고 줄어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광고주들에게 밀리면 자신만 잘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입지가 위태롭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는 그 자신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깎아달라는 말에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이야기하고, 또 그 광고로 많은 학생이 등록금을 내게 된다는 사실 등을 이야기하며 뒤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4달 뒤, 그랜트는 6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23만 달러의 새로운 광고도 따냈습니다.
그 회사가 생긴 이래 최고의 실적입니다.
그래서 이듬해에는 광고부서의 영업 총 책임자가 되었고 100만 달러 수익을 달성하게 됩니다. 
 
처음 그랜트가 일이 안 될 때는 사실 상대의 이익을 생각해 줬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좋은 사람’이란 이미지를 상대 때문에 잃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손해를 보면서도 상대에게 잘해준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 때문에 일자리가 생기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는 생각에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하게 된 것입니다.
사람은 회사를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도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기도 합니다. 
 
“나 너 많이 사랑해!”라는 말과, “하느님이 사랑하라고 해서 사랑하는 거야!”라는 말과 어느 말이 듣기 좋습니까? 자신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듣기 좋습니다.
하느님이 사랑하라니까 억지로 사랑한다는 식으로 말하면 뭔가 기분지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이 사랑하라고 해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봉헌한 사람이고, 자신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신을 봉헌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사랑을 파견받지 않고 자신 힘으로 하려고 하면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의 그랜트처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의 명예를 채우려는 사람이 됩니다.
호구 기버가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파견되어야 온전히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아버지께 봉헌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신 힘으로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시키셔서 사랑하시는 사람이 되셨습니다.
예수님도 하느님 뜻에 봉헌되어 사랑하셨다면 우리 또한 그래야 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신 것처럼 우리는 우리 자녀들을 하느님께 봉헌해야 합니다.
그들이 하느님의 뜻에 봉헌되었을 때 참으로 이 세상에서도 성공한 기버, 사랑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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