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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3-12-27 조회수 : 765

요한 20,2-8 
 
신앙인은 일반인보다 더 외로울까? 

 
 
오늘은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요한 사도는 분명 예수님을 사랑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첫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골고타 위에까지 예수님과 함께 머문 유일한 사도가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무덤에 첫 번째로 도달한 사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삶은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만으로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그는 사람들을 자신과의 친교로 이끕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여러분도 우리와 친교를 나누게 하려는 것입니다.” 
 
세상엔 하느님과 또 사람과의 친교가 안 돼 자기 자신과 지하 세계의 것들과 친교를 맺는 이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들은 매우 외롭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어둠의 세력과 친구가 됩니다.  
 
요한이 사람들을 자신과의 친교로 이끄는 무기는 그리스도를 통해 받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평화’가 바로 영원한 생명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창조자이시고 그분이 사람이 되셨으며 우리를 사랑하셔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셨다는 소식이 바로 마음의 평화를 주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바라는 게 바로 평화입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이때 아이는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위해 희생하지만, 여전히 살아계신다는 사실로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전해주는 이는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는 자신과의 친교로 남편과 나누는 친교에 자녀를 참여하게 합니다.
자녀는 그 덕분으로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이것이 영원한 친구를 얻는 법입니다.  
 
AIA 생명에서 만든 동영상입니다.
뇌사 진단을 받은 10대 소년이 장기 기증으로 새 생명을 나누고 떠났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중 교사 대부분은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구하다가 의로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우리 타니까 불러줄 것만 같아요. 제자도 하나 보고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이제 흔적도 없잖아요. 흔적도 없잖아요.”  
 
“흔적도 신랑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지죠. 이렇게 되어 신랑 생각하면 저는 그냥 아까운 생각 그게 제일 커요.” 
 
그렇게 시작된 작은 응원. 한 단체에서는 남겨진 가족이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4주간의 심리 치료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이별한 가족에 남아 있는 사진과 영상을 수집하며 얼굴과 음성의 특징은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사진의 움직임과 목소리를 더해 갑작스럽게 떠난 가족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죽은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든지 듣고 싶은 말을 듣게 되는 일들이 만들어진다면 슬픔을 극복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40일의 상담이 끝나는 날 상담사는 말합니다.  
 
“오늘 이제 편지 읽으실 거예요. 마음을 터트려 놓는 거예요.” 
이분들은 자신들이 떠나보낸 이들에게 써 온 편지를 읽습니다.  
 
“보고 싶은 내 신랑 여보 잘 지내고 있는 거지 이제 곧 튼튼히도 태어날 텐데 당신 없이 내가 잘 낳고 키울 수 있을까?”  
 
“그토록 사랑했던 들어가 생일날 영원한 수학여행을 떠나고 말았고 너의 생명을 나눌 수 있었다는 게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었으니 우리야 대견해.”  
 
그렇게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는 동안 한 통에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전화를 받자 자신들이 읽어주고 있던 자녀와 남편이 화상으로 등장하여 그들의 목소리로
말을 합니다.  
 
“아빠 나 잘했어요. 사랑하는 제자들이랑 진짜 잘했어요. 난 해야 할 일을 했고 그래야만 했어. 나를 이런 선생님으로 키운 게 우리 아빠잖아. 고마워요, 아빠.”  
 
“비록 저는 엄마의 곁을 빨리 떠나게 됐지만 저로 인해 새 생명을 얻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탄이도 언제나 엄마 곁에 있는 거예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튼튼히 만날 준비는 잘하고 있지 튼튼히 태어나면 민감한 경찰이었다고.
그리고 우리 시누도 아빠가 항상 곁에서 지켜줄 거라고 이야기해줘 오래오래 살다가 예쁜 할머니 돼서 와.”  
 
이분들은 그것이 컴퓨터로 생성된 영상이고 목소리인 것을 알지만 큰 감동을 하고 마음의 위로를 얻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나타났다는 생각이 반가움에 또 서러움에 말하는 거 같아서 어쩌면 이렇게 내 마음을 알고 이렇게 하셨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좋았어요.” 
 
이미 자신들 곁을 떠나 영원히 그리워해야 하는 대상의 목소리와 마음을 전해준 이 단체는 이제 그들에게 평화를 주어 희생자들 유가족에게 영원한 친구가 될 것입니다.
영원한 친구가 되려면 영원한 것을 줄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께서 계십니다.  
 
제가 어떤 건장한 예전엔 알아주는 조폭이었다는 사람을 한 마디로 울린 적이 있습니다.
그가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딸이었습니다.
저는 그 딸이 마치 아빠 보고 걱정하지 말고 잘 살다 나중에 하늘에서 만나자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울었습니다.  
 
친구는 나에게 필요한 것을 줍니다.
그러나 나를 아주 짧은 행복으로 이끌어가는 친구를 만나면 안 되고 그런 친구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탐욕과 술이나 쾌락, 명예와 인기처럼 순간 부풀었다가 꺼져버리는 것을 주려는 이들은 영원한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런 이들은 마치 선악과를 건네는 하와와 같습니다.  
 
영원한 것을 주어야 영원한 친구가 됩니다.
하늘 나라를 주어야 하고 그리스도를 주어야 하고
평화를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모든 이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고 그것을 받으면 영원히 감사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진 불안을 없애주는 평화를 가져다줍시다.
만약 그가 원하는 것이 이것이었다면 나는 그 사람과 영원한 친구가 될 것입니다.
은총과 진리를 전해주십시오.
영원한 친교를 이룰 친구들이 생길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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