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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3-12-26 조회수 : 738

어느 신부로부터 성체 분배 때문에 항의를 들었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성체 분배를 제대로 못 한다는 항의가 아니라, 신부가 한 곳에서만 성체 분배한다는 항의였습니다. 그렇게 한 군데에서만 성체 분배를 하면, 다른 곳에 앉아 있는 신자들은 한 번도 신부님께 성체를 받지 못하지 않느냐는 항의라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매번 자리를 바꿔서 성체 분배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또 항의가 들어왔습니다. 신부가 지난번에 했던 곳에서 또 성체 분배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쪽에 앉은 사람만 좋아한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하더군요.

 

별의별 항의가 다 있다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항의를 하지 않는 저희 본당 신자들에게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사실 이런 항의를 들어도 저는 옮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고정된 자리에서 성체 분배를 해야 아직 세례받지 않은 사람, 첫영성체를 하지 않은 어린이들이 안수받으러 오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자리를 계속 바꾼다면 이들의 혼란이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항의하는 요즘 세대를 종종 봅니다. 자신의 불편보다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면 어떨까요? 또 무엇보다 사랑이신 주님을 바라보면서 주님의 마음을 담아보면 어떨까요?

 

얼마 전에 병자성사 갔다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확장 주차’ 자리를 보았습니다. 요즘 큰 차량이 많기에 배려 차원에서 넓은 주차선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아주 작은 경차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 경차 주차선이 따로 있었고, 텅 비어 있는데도 말입니다.

 

자기 불편을 따지기보다 함께 사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 우리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 아닐까요? 그 나라가 바로 하느님 나라일 것입니다.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을 맞이한 오늘, 제1독서는 용기 있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스테파노를 볼 수 있습니다. 그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말을 듣고 마음에 화가 치민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유다인들이었습니다. 그들 역시 하느님을 섬기고 있었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스테파노의 지혜로운 언변이 그들을 물리쳤고, 이 점이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투석형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과연 스테파노의 죽음을 원하셨을까요? 단순히 자기 마음에 들지 않고, 그래서 화가 난다는 이유로 자기들의 악행을 정당화하는 모습을 인정하실까요? 그런데 지금을 사는 우리도 이런 마음을 간직할 때가 너무 많았습니다.

 

복음에서도 전해주듯, 우리에게 일러주시는 주님의 말씀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사람만이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오늘의 명언: 사랑은 서로를 알아보는 것이다(이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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