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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3-12-25 조회수 : 792

요한1,1-18 
 
뱀의 본성을 거스를 두 노를 젓고 있는가?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습니다.
말씀은 누군가의 생각을 다른 생각과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중개자란 뜻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말은 ‘표현’되었다는 뜻입니다.
표현되지 않는 말은 생각일 뿐입니다.
그런데 말씀이 표현될 때는 생각과 분리되어
소리로 진동합니다.
이는 큰 희생입니다.  
 
말을 하지 않는 일은 쉽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해 말을 하려면 생각을 밖으로 내보내야 합니다.
이때 상당히 위험합니다.
말씀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무시당할 때는 그 말을 한 사람도 무시당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희생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기 전에 ‘율법’이 있었습니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습니다.” 율법은 목적지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러나 원죄의 영향으로 우리의 본성은 사랑과 반대로 흐르는 강물 위에 떠 있는 배를 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율법을 아는 것만으로는 율법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바라보기만 할 뿐 뒤로 후퇴할 뿐입니다.  
 
그럼, 무엇이 필요할까요? 물결을 거슬러 올라갈 노가 필요합니다.
한 개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두 개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은총과 진리입니다.
은총은 보는 것이고 진리는 듣는 것입니다. 
 
말씀을 보고 들음으로써 우리는 동물의 본성을 거슬러 창조자의 본성으로 나아갑니다.
말씀을 들음은 말씀의 전례와 같고 말씀을 봄은 성찬의 전례와 같습니다.  
 
윌마 루돌프의 삶은 역경을 극복한 감동적인 이야기로 어머니 블랑쉬 루돌프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1940년 6월 23일 테네시주 세인트 베들레헴에서 조산아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22남매 중 스무 번째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윌마는 4살 때 근육 약화를 일으키고 심한 경우 마비를 일으키는 질병인 소아마비에 걸렸습니다.
이 질병으로 인해 그녀의 왼쪽 다리와 발은 약해지고 기형이 되었습니다.
의사들은 그녀가 다시는 걷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니 블랑쉬는 인종적,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의료 서비스가 제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간 치료를 위해 윌마를 업고 50마일 떨어진 아프리카계 미국인 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집에서 그녀는 또한 윌마의 약한 다리를 하루에 네 번 마사지하는 등 물리 치료 기술을 배우고
적용했습니다.
그리고 윌마에게 신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습니다.  
 
12세가 되자 그녀는 다리 보호대를 벗어났고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농구를 하고 육상 경기를 하며 빠른 속도로 주목받았습니다.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100, 200, 400미터 육상 경기에서 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녀는 단일 올림피아드에서 이 위업을 달성한 최초의 미국 여성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율법이라는 사랑으로 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게 있습니다. ‘감사’입니다.
그런데 그 감사는 반드시 은총과 진리를 요구합니다.
블랑쉬는 딸 윌마를 위해 피를 흘렸습니다.
이것이 은총입니다.
그리고 말로도 믿음을 주었습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윌마는 이 은총과 진리를 흘려버리지 않고 ‘감사’의 감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어머니가 없었다면 자신은 지금도 장애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불만이라는 지옥에서 빠져나올 두 노가 되어주기 위해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이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 노를 잡고 젓기만 하면 완전한 감사와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매일 단 5분씩이라도 양쪽 노를 저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계속 후퇴합니다. 
 
은총과 진리로 감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우리 숙제입니다. 이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우리의 두 노가 되어주기 위해 오신 그리스도의 탄생을 우리 구원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늘 탄생하신 주님을 찬미할 수 있습니다.
저희 성당에서 구유를 감사 일기로 꾸민 이유가 이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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