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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8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3-12-18 조회수 : 767

마태오 1,18-24 
 
예수님께서 견디지 못하시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옛날에 세 자매를 둔 사람이 있었습니다.
세 자매는 모두 예뻤으나, 그들은 제각기 한 가지씩 결점이 있었습니다.
큰딸은 게으름뱅이이고, 둘째 딸은 훔치는 버릇이 있고, 셋째 딸은 험담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한편, 아들 삼 형제를 둔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세 딸을 모두 자기네 집으로 결혼시키지 않겠느냐고
청해 왔습니다.
세 자매의 아버지는 자기 딸들이 가지고 있는 결점을 그대로 말하자 부자는 그런 점은 자기가 책임지고 그것을 고쳐가겠다고 장담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세 자매는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시아버지는 게으름뱅이 첫째 며느리에게는 여러 명의 하녀를 고용해 주었고, 남의 것을 훔치는 버릇이 있는 둘째 며느리에게는 큰 창고의 열쇠를 주어 무엇이든지 갖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남을 헐뜯기를 좋아하는 셋째 며느리에게는 매일 같이 오늘은 험담할 것이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어느 날 친정아버지는 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여 사돈집을 찾아갔습니다.
큰딸은 얼마든지 게으름을 피울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고, 둘째 딸은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셋째 딸은 시아버지가 자기에게 관계를 꼬치꼬치 묻기 때문에 귀찮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셋째 딸만은 부잣집의 며느리로 들어가서도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남을 험담하는 버릇은 인간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것이 고쳐지기 전까지는 절대 좋은 며느리가 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도 마찬가지입니다.
불만은 뱀이 일으키는 감정입니다.
불만을 품고 남을 심판하면 이미 뱀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 그리스도를 부정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셉은 약혼자인 마리아가 잉태한 사실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으려고 남몰래 파혼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렇게 되면 마리아는 버림받은 여자가 되고 요셉은 임신시켜놓고 약혼자를 버린 몹쓸 인간으로 낙인찍힙니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 이 결단의 순간에서 요셉은 자신을 배신한 마리아를 위해 자신이 죽는 것을 선택합니다. 이것이 의로움입니다.  
 
나도 용서받은 사람이기에 남의 죄도 뒤집어쓸 수 있어야 ‘의로운 인간’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다 뒤집어쓰고 돌아가셨기에 우리도 그분 덕분으로 죄를 용서받은 입장에서 이웃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야 의로운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의로운 요셉에게 선물을 주십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과 하느님의 어머니를 모실 수 있는 특권을 주신 것입니다.
의로움이 곧 사랑이기에 의로운 사람에게만 사랑 자체이신 분을 모실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집니다.  
 
얼음을 벌겋게 달궈진 프라이팬에 보관할 수 없고 따듯한 밥을 냉장고에 보관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것을 보관하려면 그 받아들이는 것의 본질을 깨뜨리지 않는 그릇이 필요합니다.
하느님께 합당한 그릇이란 요셉처럼 누구도 심판할 수 없는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랄프 이야기도 있습니다.
랄프는 이해력이 부족하고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아이였는데, 연극에서 ‘방 없어요!’라고 세 번만 하면 되는 역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연극에서 마리아와 요셉을 판단하지 않고 받아들였습니다.
남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이웃을 받아들이는 방식이고 가난한 이웃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태어나십니다.  
 
영화 ‘헬프’(2011)는 1960년대 미국 사회에서 흑인 가정부들이 당하는 비인간적인 취급을
다루었습니다.
도대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사람을 병균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주님께서 어떻게 태어나실 수 있으실까요? 
 
아기 예수님을 바란다면 제발 사람을 판단하는 일을 멈춰야 합니다.
하느님은 조약돌로도 성인을 만드실 수 있으십니다.
교회를 박해하는 바오로 사도도
가장 위대한 전도자로 세우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탄이 되기 전에 이웃을 험담하거나 판단하는 마음부터 버립시다.
우리 죄를 대신 뒤집어쓰신 분을 맞이하는데 내가 타인의 잘못을 꼬집는 사람이라면 따듯한 밥을 냉장고에 보관하겠다고 말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의로우신 분은 의로운 사람만 모실 수 있습니다. 내가 누구도 판단할 자격이 없는 말구유와 같은 처지의 죄인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것을 회개라고 합니다. 
 
먼저 회개하고 복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대표적인 의로우신 분이 요셉이었고 그분은 그것 하나로 예수님과 성모님을 맞아들일 자격을 가지셨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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