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3주일
기뻐하십시오, 주님께서 곧 오십니다.
[말씀]
■ 제1독서(이사 61,1-2ㄱ.10-11)
유배로부터의 귀환 후 유다인들은 기대했던 이스라엘의 총체적 복구가 자꾸만 드텨지는 현실 앞에서 실망하고 좌절한다. 국가의 재건도 재건이지만 자신들은 분명 선택된 이스라엘 백성임에도 아직도 이방 강대국의 지배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실의 속에 허덕이는 동족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파하도록 불림을 받은 익명의 제3이사야는 이 기쁜 소식은 고통과 시련으로 정화된 의인들을 위해 마련된 선물이라고 가르친다.
■ 제2독서(1테살 5,16-24)
사도 바오로는 주님이 꼭 오시리라 믿고 있던 테살로니카 공동체를 기쁨으로 초대한다. 이 기쁨은 단순한 마음의 충동으로 표현되는 그런 기쁨이 아니라, 선행 실천 속에서 맛볼 수 있는 기쁨, 일상생활 속에서 선행을 실천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시는 하느님께 온통 열려 있음으로써 매 순간 확인할 수 있는 참 기쁨을 말한다. 막 태어난 테살로니카 공동체의 희망과 의욕이 돋보인다. 참 기쁨이 무엇인지에 대한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첫 고백이 울려 퍼진다.
■ 복음(요한 1,6-8.19-28)
복음서 첫머리에서 복음저자 요한은 세상 창조 때부터 신비스럽게 역사(役事)해 오신 ‘하느님의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인물을 통해 어떻게 우리 한가운데 현존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상당수의 사람이 메시아라고 믿었던 세례자 요한은 철저한 겸손으로 자신을 빛의 증인으로 소개할 뿐,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참 메시아 앞에 자신을 온전히 숨긴다. 세례자 요한의 영광과 기쁨은 하느님의 신비스러운 역사를 증거하고 이를 선포하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새김]
■ 완전하지 못한 이 세상에서 참 기쁨이란 것이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성경은 ‘그렇다’ 하고 가르치고 있으나, 이 세상에서 하느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그 길을 살피고 따라가는 신앙의 삶을 살아갈 때를 전제로 한다. 이 기쁨은 겉모양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 곧 하느님을 향해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들에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하느님을 자신들의 삶 한가운데 모시고 사는 사람들이다.
■ 오시는 주님을 준비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참된 회개를 통하여 하느님, 그리고 이웃과 화해를 이루었거나 이룰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맑고 밝은 마음으로 오시는 주님을 기쁨으로 기다릴 때다. 오늘 성경의 말씀대로 선행 실천, 이웃과의 나눔 속에서 피어날 참 기쁨을 누리고 나눌 때다. 오시는 주님을 준비하는 우리의 모습 속에 대림시기의 예언자 요한의 모습이 얼마나 드리워져 있는가? 철저한 자기 낮춤으로 메시아를 예고하고 그분을 드러냈던 요한, 요한처럼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증거하는 삶 속에서 신앙인으로서의 보람과 기쁨을 되찾아 즐기자.
주님이 곧 오십니다. 나눔의 삶으로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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