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11,28-30
다들 얼마나 힘드신가요?
여러 측면의 지표들이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시느라 다들 얼마나 힘드신가요?
사방을 둘러봐도 희망이 안보이고, 기대할 것은 없고...
어디 그뿐인가요?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상처입고, 그 상처 부여안고 눈물 흘리고...
이런 우리에게 오늘 주님께서는 참으로 큰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건네고 계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오 복음 11장 28~30절)
우리가 그분께로 다가갈 때 마다 환한 미소와 함께 활짝 열린 두 팔로 환대하시고, 꼭 안아주시고, 고생 많다며 등을 토닥여주시는 주님을 생각하니 순식간에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머릿속에는 주로 부릅뜬 눈으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시고, 여차하면 진노하시고 징벌을 내리시는,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하느님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 땅에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께서 자신을 소개하시며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라고 표현하시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고생하고 방황하는 우리를 향해 예수님께서 안식을 주시긴 하시는데, 거저 주시지는 않으시겠답니다.
당신의 멍에를 메는 사람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편안한 안식을 주시겠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참으로 복된 사람들입니다.
주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 한번 보십시오.
그 큰 고통에다, 그 숱한 짐을 지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특히 죽음과 내세에 대한 공포로 더욱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주님이 계십니다.
그분께서 친히 우리 짐을 가볍게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모두가 외면한다 할지라도 나만은 너를 외면하지 않겠다, 나만은 너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언약하십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고통, 지고 가고 있는 많은 짐들을 순식간에 없애주시겠다고 말씀하시지는 않으십니다.
당신께서 나눠지시겠다고 하십니다.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우리와 함께 나란히 걸어가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결국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인 마음의 고통, 정신적인 고통을 없애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거기다 고통의 끝판왕인 죽음의 고통을 덜어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언제나 고통과 십자가를 이고 지고, 손에 들고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오늘 우리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고통을 완전히 없애주시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시지도 않으실 것입니다.
단 주님께서는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곁에 늘 함께 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고통에 못 이겨 신음할 때 우리 옆에서 위로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더 이상 고통도 눈물도 없는 당신 나라로 우리를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복된 그 날까지 매일의 고통을 기쁘게 인내하면서 살아내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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