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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2-05 조회수 : 759

루카 10,21-24 
 
걷다 보면 발이 더러워지기 마련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일관되게 보여주고 계시는 한 가지 사목 노선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장 작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입니다. 
 
교황님에게 있어 그들은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존재,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들입니다.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등진 난민들, 이주민들, 재소자들, 환자들, 노인들, 가난한 사람들... 
 
교황님께서 그토록 작음, 작은 이들을 총애하시는 이유는?
영원한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그토록 작은 이들, 보잘것없는 이들을 총애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루카 10,21) 
 
예수님께서는 작은 이들 가운데서도 가장 작은 이들인 철부지 어린이들을 총애하시는데, 이는 그들이 지니고 있는 단순함과 천진난만함, 앞뒤 재지 않는 순수한 사랑과 신앙을 각별히 보신 것입니다. 
 
교황님께서 2015년 미국을 방문하셨을 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미국 의회 연설에서 강대국의 횡포를 신랄하게 지적하셨습니다.
야만적인 자본주의, 고삐 풀린 자본주의의 횡포로 인한 부의 불균형에 대한 개선을 강하게 촉구하셨습니다. 
 
미국 상하원들은 마음속으로 큰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연설이 끝나고 교황님과 함께 하는 만찬이 준비되지 않을까?
식사 후에는 교황님과 찍은 인생샷 사진 한 장 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교황님은 연설이 끝난 후 점심 약속이 있다면서 서둘러 자리를 떴습니다.
대체 어떤 사람과 점심 약속이 되었을까?
대통령?
아니면 미국 주교단?
모두 아니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성 패트릭 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300여명의 노숙자들과 함께 간소한 점심식사를 나누었습니다.
자신이 작은 이들의 사목자요 동반자임을 만천하에 드러내셨습니다. 
 
함께 식사를 나눈 노숙자들을 만나 이렇게 위로했습니다.
“여러분, 힘내십시오. 저도 이민자 가족입니다. 어떤 어려움에도 낙담하지 마십시오.” 
 
그리고는 또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기셨는데, 그곳은 교도소였습니다.
거기서 재소자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시면서 이렇게 격려하셨습니다. 
 
“걷다 보면 발이 더러워지기 마련입니다.
이곳에 머무시는 동안 더러워진 발을 깨끗하게 잘 씻기 바랍니다.” 
 
작고 가난한 이웃들을 향한 예수님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총애와 각별한 사랑, 이번 대림 시기 우리의 묵상 주제요, 실천 과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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