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25장 31-46절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하느님 오른 편에 당당히 서기 위해>
교회력으로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반복되는 복음 말씀은 최후 심판 때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복음사가들이 묘사되는 세상 마지막 날의 때로 참혹하고, 때로 끔찍한 모습에 살짝 걱정도 되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경우만 해도, 그날이 오면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갈라놓듯이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갈라 세우겠다고 말씀하시니 제 개인적으로 걱정이 태산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말씀을 위협이나 경고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격려와 자극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영광스럽게도 만왕의 왕 예수님 오른 쪽에 서게 될 사람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리 특별한 일을 한 사람들이 아니더군요.
하느님 오른 편에 서는 것이 그리 어렵지도 않았습니다.
변장해서 찾아오시는 우리 주변의 ‘작은 이들’을 환대한 사람들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바로 이런 사람들이겠지요.
역 주변을 떠도는 노숙인들을 이방인 취급하지 않고 한 형제로 받아들인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위한 ‘사랑의 밥 나눔’ 봉사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위한 쌀 모으기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입니다.
강도 높은 영업이 끝나고 녹초가 된 몸이지만 팔다 남은 빵을 들고 기쁜 얼굴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나서는 사랑의 빵장수들입니다.
갈 곳 없어 떠도는 사람들을 내 집에 맞이한 사람들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매년 1000명 이상의 우리 아이들을 해외로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그 아이 중 하나를 아무런 조건 없이 입양해 내 자녀처럼 키우는 사람은 100% 오른 편에 설 사람입니다.
옷장을 열어보면 일 년에 단 한 번도 입어보지 않는 쌩쌩한 옷들로 꽉 차있습니다.
과감하게 정리해서 꼭 필요한 곳에 택배로 보내는 사람, 하루 온 종일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어 무료하고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 시립 무료 병원 환자들을 찾아가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춥고 음산한 담장 안의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 매주말 김밥을 싸고 반찬을 만드느라 바쁜 사람들 모두 당당하게 예수님 오른 편에 설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제 더 이상 마지막 날 앞에서 두려워한다거나 부들부들 떨기만 할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해서든 하느님 오른 편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만 남았군요.
마지막 날에 가서는 우리가 그간 이웃들에게 행한 사랑의 봉사는 모두 인류의 맏형이신 예수 그리스도, 결국 하느님을 위한 봉사로 변화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느님을 공경한다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하느님이신 가난한 이웃들을 환대하고 그들에게 친절을 베풀며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인간에 대한 거부는 하느님에 대한 거부입니다.
인간과의 단절은 하느님과의 단절입니다.
이번 한 주간 특별히 나와 가장 가까운 이웃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통해 당당하게 하느님의 오른편에 서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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